친이란 민병대-이스라엘 공방에 네타냐후-신와르 ‘치킨게임’까지…흔들리는 휴전 협상
이스라엘은 시리아 수도 친이란 시설에 맞불
WSJ “휴전 회담, 네타냐후-신와르에 달려”
국제사회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 성사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한 가운데 하마스를 돕는 친이란 민병대와 이스라엘이 공방을 주고받으며 모처럼 무르익은 협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치킨게임’이 휴전 협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지원을 받는 이라크 무장세력 ‘이슬라믹 레지스턴스’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인근 두 곳과 남부 브엘셰바 한 곳에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슬라믹 레지스턴스는 “이번 공격은 가자지구 주민들과 연대 속에 이뤄졌다”며 “적(이스라엘)의 거점을 계속해서 공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슬라믹 레지스턴스는 지난해 10월7일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 본토는 물론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 기지를 100차례 이상 타격하는 등 반이스라엘 선봉에 서 있는 무장단체다.
이스라엘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시리아 보안군 건물을 타격하며 맞불을 놨다. 시리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으로 시리아군 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친이란 민병대가 활동하는 지역에 미사일을 떨어뜨렸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신경전도 거세지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전몰 장병 추념식에서 “적을 물리치고 승리하기 위해 라파 공격을 포함해 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일 휴전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라파에 지상군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재차 작전 강행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하마스는 협상과 관련해 계속 말을 바꾸며 시간을 끌고 있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전날 레바논 매체 알마나르TV와 인터뷰하며 “현재 휴전 협상 문서에 대한 우리의 의견은 부정적”이라고 말했지만, 이날 하마스는 성명을 내고 “최고 정치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휴전 제안 검토에 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결국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각각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와 신와르의 ‘결심’이 휴전 운명을 결정할 것이란 평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자지구 휴전 회담의 미래는 네타냐후 총리와 신와르, 두 강경파에 달렸다”며 “타협 여지가 거의 없는 두 사람의 전략은 인질 구출을 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노력에 도전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하마스에선 카타르 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하니예보다 가자지구에서 직접 전투를 지휘하고 있는 신와르에게 최종 결정권이 있다는 게 정설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 협상 대표단이 신와르와 메시지를 교환하는 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하니예 등 해외에 기반을 둔 하마스 지도자들은 새로운 중재안에 신속하게 대응하라는 국제사회 요구에 ‘신와르와의 소통이 어렵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고 보도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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