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 챙겨줘?” 들고 일어선 민희진·아미...하이브에 서운하다 [MK이슈]

어도어 민희진 대표, 방탄소년단. 사진ㅣ스타투데이 DB, 빅히트 뮤직

하이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뉴진스의 어머니라 불리는 어도어 민희진 대표, 그리고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다.

민희진 대표와 아미는 현재 하이브에 적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민희진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하이브와 대립을 세우고 있는 ‘경영권 찬탈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며 뉴진스를 회견의 중심으로 내세웠다.

민 대표의 주장은 하이브 방시혁 이사회 의장이 뉴진스를 챙겨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작됐다. 민 대표에 따르면 방 의장과 하이브 박지원 대표는 뉴진스 데뷔를 두고 한 차례 연기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그 이유는 하이브의 또 다른 레이블인 쏘스뮤직 차기 걸그룹으로 떠오르던 르세라핌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SM엔터테인먼트 출신 민희진의 걸그룹’, ‘하이브의 첫 걸그룹’이라는 타이틀로 데뷔를 준비하고 있던 뉴진스에게는 날벼락같은 소식이었던 것. 민 대표는 이 점에 서운함과 배신감을 느꼈고 하이브에 좋지 못한 시선을 갖게 됐다. 민 대표가 하이브에 대해 뉴진스를 챙겨 주지 않는 ‘계모’, 자신을 순위에서 밀린 ‘콩쥐’로 인식하게 된 대목이다.

민 대표는 이에 물러서지 않았고 하이브와 벽을 쌓아서라도 뉴진스를 지켜내겠다는 마음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아미가 3일 매일경제신문에 게재한 성명문. 사진|매일경제신문

민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이 심화되는 동안 그 불똥이 방탄소년단에 튀었다. 방탄소년단 활동 관련 사재기 마케팅, 콘셉트 도용, 단월드 연관설, 사이비 의혹 등이 터져나온 것. 이에 소속사 빅히트 뮤직 측은 “방탄소년단의 명예를 훼손하고 음해하려는 의혹 등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 입장을 냈다.

하지만 팬들은 아티스트(방탄소년단) 보호를 우선시 하지 않는 소속사의 안일한 대처에 항의하고 있다. 단체 행동에 나선 아미는 하이브 사옥 앞에 트럭 시위는 물론 근조화환을 보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임원진들 개싸움에 아티스트 방패삼는 방시혁 씨 즐거우세요?”, “회사 주식 걱정, 아티스트 보호는 언제?”라는 팬덤의 날선 시선이 눈길을 끈다. 3일에는 매일경제신문 등 두 곳의 신문에 전면 광고 형태로 성명문을 실었다.

이렇듯 하이브의 대표 그룹인 뉴진스와 방탄소년단을 둘러싸고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민 대표와 아미의 목소리가 커진 결정적 이유는 “챙겨주지 않아서”다. 이들의 바람은 아티스트 개개인의 명예와 향후 행보에 대한 안전성 담보다.

하이브가 빅히트 뮤직, 플레디스, 쏘스뮤직, KOZ엔터테인먼트, 어도어 등 다수 레이블을 거느리면서 기업 경영을 위해 달려 왔다면, 아미와 민 대표는 개별 아티스트에 대한 애정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었다. 모회사인 하이브의 경영 시스템은 이익을 도모하는 데 치중돼야 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하이브는 그 가운데 함께 걸어오고 있는 팬들과 산하 레이블 대표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진 못한 모양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