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팔던 ‘비만약’ 가격 내린다니…이 종목 하루 5% 급락

비만치료제 ‘위고비’ 매출 2배 성장에도
가격 인하·경쟁 심화 우려에 주가는 하락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 로이터연합뉴스

덴마크의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가 ‘깜짝 실적’을 기록했지만, 비만 치료제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에 주가는 하락했다.

2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 주식예탁증서(ADR) 주가는 4.02% 하락했다. 시간 외 거래 하락까지 포함하면 낙폭은 -5%까지 늘어난다.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노보 노디스크는 올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254억 덴마크 크로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컨센서스(추정치)인 237억 크로네를 웃도는 수치다.

시장의 화두인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매출액은 93억8000만 크로네로 2배 이상 급증했다. 1분기 미국 시장 승인 이후 위고비 북미 매출액은 35% 증가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2024년 연간 가이던스도 상향했다. 매출액 성장 전망 범위를 19~27%로 1%포인트 높였고, 영업이익 증가율도 종전 21~29%에서 22~30%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시장은 위고비의 더 가파른 매출 성장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향후 가격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 점이 투심에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카르스텐 문크 크누드센은 “급증하는 수요에 맞추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가격 인하 폭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판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는 “비만 치료제 판매에 대한 합의가 어긋났다”며 “낮은 품질의 승리만을 기록했다”고 혹평했다.

현재 노보 노디스크는 미국의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미국의 데이터 분석 업체인 글로벌데이터는 “비만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강력한 가운데, 다양한 제약사들의 개발도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5년 내 13종의 비만 치료제가 출시되며 경쟁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52.87% 상승한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올해 들어서도 19.88%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