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다 죽겠다" 환자들 불안 증폭…의사 "주 90시간 근무 못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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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돼요. 암 환자한테 기다리라고 하면 그동안 암은 계속 자라고 커질 텐데 불안하죠."
3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만난 췌장암 환자 지 모 씨(72·여)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피켓시위에 참여한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 실장이자 외상외과 교수는 "전공의나 인턴 없이 교수 3명이 번갈아 가며 당직을 서는데 잠을 이루지 못하고 꼬박 밤을 새워야 한다"고 고된 업무를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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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휴진 참여율 낮아…의사들 '피켓 시위' 호소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걱정돼요. 암 환자한테 기다리라고 하면 그동안 암은 계속 자라고 커질 텐데 불안하죠."
3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만난 췌장암 환자 지 모 씨(72·여)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날부터 '주 1회 휴진'을 시작했다.
항암치료를 받으러 왔다는 지 씨는 "내가 아는 사람은 유방암 치료가 다 끝난 줄 알고 있다가 몸이 이상해서 검사받았는데 다른 곳으로 (암이) 전이됐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병원에서 지금은 받을 수 없다고 해서 기다리다가 결국 지난달 초에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지난 두 달간 지속돼 온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에 한숨을 내쉬었다. 심지어 서울 '빅5' 병원 중 가장 규모가 큰 서울아산병원마저 교수들이 '주 1회 휴진'을 선언하면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었다.
폐암에 걸린 지인을 위해 춘천에서부터 운전해 함께 내원했다는 안 모 씨(72·남)는 "지인이 지난 3월 7일 원래 수술이 예정돼 있었는데 무기한으로 연기됐다"며 "다른 병원을 알아보려고 다시 온 것"이라고 밝혔다.
안 씨는 "어떤 이유에서든 의사가 환자를 떠난다는 건 자기 이익 챙기는 것밖에 안 된다"며 "수술도 미뤄지고 있는데 휴진도 하게 되면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밀려나면서 피해가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경질환자인 남편의 보호자로 온 70대 후반 여성 유 모 씨는 "환자 목숨이 달린 문제인데 의사들이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서로 양보를 하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환자 목숨을 갖고 (정부와 의사) 둘 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한탄했다.
앞서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아산병원 등 울산대 산하병원 교수들이 이날 외래진료를 조정·휴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개별 진료과와 교수들마다 자율적으로 휴진 참여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예약을 갑자기 변경하기 어려워 이날 휴진에 참여한 교수는 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외래 진료나 수술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지난주 대비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아산병원 교수 40여 명은 병원 정문에서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이 든 피켓에는 '상처뿐인 의대증원 누굴 위한 정책인가', '어제 밤을 새웠습니다 하루 쉬고 다시 진료하겠습니다', '의사와 환자가 중심인 의료정책 수립하라' 등 문구가 적혀 있었다.
최창민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까지 당직해 왔지만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며 "정부가 살리겠다는 필수의료 분야 교수들이 지쳐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가) 돌아오고 있다는 전공의나 전임의도 필수과가 아니다"며 "중증이나 응급환자 중심으로 진료하려면 주 1회 휴진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피켓시위에 참여한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 실장이자 외상외과 교수는 "전공의나 인턴 없이 교수 3명이 번갈아 가며 당직을 서는데 잠을 이루지 못하고 꼬박 밤을 새워야 한다"고 고된 업무를 토로했다.
그러면서 "환자 곁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진료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체력적 한계는 있다"며 "가능한 한 이 상황이 빨리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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