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오답’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공부 뇌 만들기 프로젝트]

2024. 5. 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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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셔터스톡>
입시에서 경쟁이 있는 한 최상위를 변별하는 고난도 문항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서 누구나 다 좋은 대학을 갈 수는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만들어진 장벽이 바로 킬러문항입니다. 킬러문항이란 교과범위를 벗어난 고난도 문제를 출제하여 최상위 변별력 확보가 가능하게 하는 문제입니다.

지난 해 수능부터는 킬러문항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매력적 오답’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수험생에게 정답처럼 보이게 하는 선택지, 즉 정답인지 오답인지를 헷갈리게 해서 변별력을 확보하는 쪽으로 수능 출제방향이 바뀐 것이지요. 이제 수험생들은 매력적인 오답에 걸려들지 않고 정답을 찾아내는 기술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매력적인 오답에 결려들지 않고 정답을 선택할 수 있을까요? 아마 대부분의 학생들은 가장 쉽지만 가장 바람직하지 않는 방법, 즉 일찍부터 매력적인 오답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 방법을 선택할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다른 방법을 잘 알지 못하니까요.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그냥 많이 풀기만 하면 다 되느냐 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것은 일종의 희망고문일 뿐입니다. 상당수의 학생들은 많이 풀어봐도 별반 좋아지지 않을거라는 겁니다. 왜냐구요? 그것은 열정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장답과 오답이 얽혀있는 실타래를 풀려면 먼저 그 문제를 바라보는 수험생의 ‘눈’이 밝아져야 합니다. 얼룩지고 흐릿한 뿌연 안경을 끼고는 결코 정답과 오답이 얽혀있는 실타래를 풀 수가 없습니다.

단언컨대 안경을 닦는 작업이 우선입니다. 이렇게 뇌의 해상도를 높여야 정답과 오답이 어떻게 얽혀있는지를 훤히 볼 수 있고, 즉 출제자의 의도를 선명하게 파악할 수 있고, 그 다음에야 얽힌 실타래를 순차적으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뇌의 해상도를 높일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출제자의 의도를 선명하게 파악할 수 있을까요?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 뇌에 생각의 차원을 높여주는 다차원적 사고(Multi-dimensional thinking) 훈련을 시키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수없이 확인했습니다. 다차원적 사고훈련이란 아이 뇌에 고등사고(higher-order thinking) 엔진을 탑재시켜 주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뇌를 업그레이드 시켜주자는 것입니다. 빌 게이츠는 고등사고야말로 21세기에 반드시 갖추어야할 단 한가지 필수역량이라고 보았습니다. 부모는 아이 뇌에 강력한 사고엔진을 깔아주어야 합니다. 아이의 사고력을 손보지 않고서는 아무리 문제를 많이 풀려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얻기란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다차원적 사고
다차원적 사고의 첫번째 단계가 바로 ‘생각의 1차원’ 입니다.

여기서 생각의1차원이란 ‘대상에 대한 생각’ 입니다. 대상에 대한 생각의 결과물이 바로 지식이요, 이론입니다. 그 대상이 경제현상이면 경제이론이고 물리현상이면 물리이론이 됩니다. 따라서 모든 지식이나 이론은 전부 생각의 1차원에 속합니다.

문제는 생각의 1차원에 속하는 지식이나 이론이 서로 충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동일한 대상을 두고 서로 다른 이론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세상이 원래 어떤 색으로 되어 있는지 물었다고 합시다. 이 질문은 세상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는 것이지요. 어떤 사람은 세상이 파랗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은 세상이 빨갛다고 합니다. 또 다른 사람은 세상이 장밋빛이라고 합니다. 그 밖의 다른 사람은 또 다르게 말할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저마다 세상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그중에 어떤 사람들은 생각이 비슷하거나 같기도 할 것입니다.

사람마다 대상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은 대상에 대한 진정한 본질, 여기서는 세상이 정말 어떤 색으로 되어 있는지 객관적으로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본질이 사람의 수만큼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또 각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 세상의 본질을 드러낸다고 모두 동의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생각도 대상에 대한 많은 생각 가운데 하나에 불과한데, 자신의 생각이 대상의 본질을 드러낸다고 주장할 수 있는 정당성도 없어집니다. 생각의 1차원에서 대상의 본질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의문에 대답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처럼 대상의 본질을 찾으려는 노력이 벽에 부딪히면서 일부 철학자들은 생각의 방향을 180도 전환했습니다. 그들은 대상의 본질을 밝히기보다는 대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대상에 대해 생각하는 차원을 넘어 대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생각의 1차원을 생각의 2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이론적 작업은 르네 데카르트의 <성찰>, 프랜시스 베이컨의 <신기관>, 데이비드 흄의 <인간본성에 관한 연구>, 장자크 루소의 <에밀>, 임마누엘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책들은 대상에 대한 인간의 인식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자세히 설명해줍니다.

아이의 머리를 생각의 2차원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는 이 책을 직접 접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책들은 단순히 지식을 주는 책이 아니라 아이의 머리를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물론 어려운 언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을 시각화해서 가르치면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차원적 사고의 두번째 단계가 바로 ‘생각의 2차원’ 입니다.

생각의 2차원은 대상에 대한 생각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심이 자연스럽게 ‘대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으로 옮겨집니다. 이 생각하는 생각이 바로 어떤 대상에 대해 생각하는 그 사람의 뇌인지구조입니다. 이것을 앞에서 든 예로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사람들은 각자 세상을 일정한 색으로 생각했습니다. 생각의 2차원은 왜 세상을 그러한 색으로 생각하게 되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그 결과 세상은 원래 붉거나 파랗거나 장미빛이지도 않습니다. 붉은 렌즈를 끼고 세상을 보니 세상이 붉게 보인 것이고, 파란 렌즈를 끼고 세상을 보니 세상이 파랗게 보인 것이고, 장미빛 렌즈를 끼고 보니 세상이 장미빛으로 보인 것입니다.

우리로서는 세상이 무슨 색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대상의 본질을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대상의 본질이 아니라 대상을 바라보는 사람의 렌즈 뿐입니다. 이 렌즈가 그 대상을 바라보는 그 사람의 뇌인지구조에 해당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뇌인지구조를 통해서 대상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생각의 2차원에 서게 되면 우리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출제자의 의도를 넘어서 출제가가 왜 그렇게 문제를 내었는지까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생각의 1차원을 넘어 생각의 2차원에 반드시 올라설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켜야 합니다.

다차원적 사고의 세번째 단계가 바로 ‘생각의 3차원’ 입니다.

생각의 차원을 2차원에서 3차원으로 한 단계 더 올릴 수 있습니다. 어떤 대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나의 대상으로 놓고, 또 한 번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그 결과가 ‘대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입니다. 이 단계가 생각의 3차원 입니다. 생각의 3차원에 이르면 생각의 2차원에서 어떤 사람의 뇌인지구조, 곧 그 사람의 렌즈가 그 사람이 속한 그 사회의 뇌인지구조, 즉 패러다임으로부터 영향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의 3차원에 올라서면 우리는 그 사회를 꿰뚫어볼 수 있게 됩니다.

앞의 예에서 우리가 세상을 붉다고 한 것은 세상이 붉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붉은 렌즈를 끼고 보아서 붉게 보인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더 나아가 왜 붉은 렌즈를 끼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니, 그 당시의 대다수 사람들이 비슷한 붉은 렌즈를 끼고 있었고, 거기에 영향을 받아 우리도 붉은 렌즈를 끼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각 사람의 뇌인지구조가 그 당시 사회적 제약을 받았음을 뜻합니다. 각 사람의 뇌인지구조는 그가 속한 사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차원적 사고의 네번째 단계가 바로 ‘생각의 4차원’ 입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는 생각의 3차원인 패러다임을 놓고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각 사회의 뇌인구조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대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이 생각의 4차원 입니다. 각 사람의 뇌인지구조는 시대에 따라 달라 질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의 예에서 세상을 붉다고 한 것은 세상이 붉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붉은 렌즈를 끼고 보아서 붉게 보인 것이고, 왜 붉은 렌즈를 끼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니, 그 당시의 대다수 사람들이 비슷한 붉은 렌즈를 끼고 있었고, 거기에 영향을 받아 우리도 붉은 렌즈를 끼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그 전 시대에는 대다수 사람들이 파란 렌즈, 즉 파란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떤 역사적 사건 또는 경험을 통해서 대다수 사람들이 붉은 렌즈, 붉은 패러다임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온 것입니다. 우리는 생각의 4차원에 가서야 각 시대의 뇌인지구조인 패러다임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의 4차원에 올라서면 인류 지성사가 한눈에 다 보입니다.

이러한 고등사고 기능인 다차원적 사고를 우리 아이 뇌에 장착시키면 아이는 생각의 1차원인 지식의 영역에 머물러서 그 지식을 배우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 지식을 만들어낸 저자의 뇌인지구조, 그 사회의 뇌인지구조, 더 고차원적인 이해를 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 할 수 있습니다. 생각의 1차원인 평면에 사는 대다수의 아이들은 생각의 1차원을 넘어 생각의 2차원, 생각의 3차원, 생각의 4차원을 오르락 내리락하는 입체적 사고를 하는 아이들을 당해낼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입체적 사고를 잘 하는 아이들이 수능만 잘 보겠습니까. 어느 분야에서 무엇을 하든지 세계 최고의 아이가 될 거라 확신합니다.

[안진훈 MSC브레인컨설팅그룹 대표]

인간은 자신만의 고유한 뇌인지행동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부환경으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을 어떻게 느끼고(perception), 어떻게 생각하며(conception), 어떻게 행동으로(behavior) 표출하는가에 따라 8192가지 뇌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자녀에게 최적화된 공부법, 최고의 성적을 얻는 법, 더 나아가 자신의 꿈을 찾고 꿈을 이루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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