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벗고 후배에게 90도 인사한 다승 1위 '푸른피 에이스', 잠실벌을 울려 퍼진 '엘도라도' [유진형의 현장 1mm]

유진형 기자 2024. 5. 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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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한 삼성 에이스 원태인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6회말 2사 1루, 삼성 원태인이 두산 양석환에게 던진 144km 패스트볼이 탕 하는 소리와 함께 쭉쭉 뻗어나갔다. 맞는 순간 홈런이란 생각이 들 만큼 제대로 맞은 타구였다. 하지만 삼성 중견수 김지찬이 빠른 발로 펜스 아래서 타구를 잡아냈고 그렇게 두산의 공격은 끝이 났다. 2루로 뛰던 양석환은 자신의 타구가 잡힌 걸 확인하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동안 제자리에 서서 허탈해했다. 

반면 원태인은 쑥스러운 미소를 보이며 더그아웃으로 걸어갔다. 그러던 중 갑자기 발걸음을 멈춰 모자를 벗고 김지찬을 기다렸다. 그리고 자신보다 후배인 김치찬에게 90도로 인사하며 고마워했다. 이 수비로 원태인은 6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5승째를 챙기며 다승 1위에 올랐다.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만루 위기를 넘긴 원태인이 포효하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날 원태인은 '푸른피의 에이스'다운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5회말 보여준 위기관리 능력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5회말 선두타자 양석환을 가볍게 2루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1사 후 김재환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라모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전민재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으며 한숨 돌리는 듯했다. 그러나 조수행과의 승부에서 풀카운트에서 던진 135km 슬라이드가 빠지면서 2사 만루 위기를 몰렸다. 

하지만 원태인에게는 확실한 결정구 체인지업이 있었다. 정수빈을 초구 147km 패스트볼에 이어 던진 129km 체인지업으로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만루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았다. 그리고 3루 삼성 관중들을 향해 주먹을 쥐고 포효했다. 

김지찬과 원태인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
잠실야구장을 찾은 삼성 팬들이 엘로라도 떼창을 하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5회 위기를 막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삼성 팬들은 원태인 이름을 연호했다. 경기 후 원태인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5회 위기를 막고 마운드를 내려올 때 팬들께서 제 이름을 연호해 주셨다. 이렇게 크게 응원해 주신 건 처음인 것 같다. 너무 소름 돋았고, 감동이었다. 덕분에 6회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라며 팬들 응원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평일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3루 측을 가득 채운 삼성 팬들이 열정적인 응원을 보냈다. 특히 소름이 끼칠 만큼 큰 함성으로 잠실벌을 가득 메운 엘도라도는 압권이었다. 엘도라도는 과거 삼성 왕조 시절 승리 때마다 경기장에 울려 퍼졌던 삼성의 응원가로 올 시즌 삼성의 승리가 많아지면서 엘도라도가 야구장에 많이 들리기 시작했다.

두산과의 시리즈에서 위닝시리즈를 달성한 삼성은 시즌 20승 13패 승률 0.606, NC 다이노스와 리그 공동 2위에 올라서며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호수비를 펼친 후배 김지찬에게 모자를 벗고 90도로 인사한 원태인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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