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로 상처 치료하는 오랑우탄 첫 포착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4. 5. 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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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에 사는 오랑우탄이 약초를 발라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야생동물이 약초를 이용해 상처를 치료하는 행동을 관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라쿠스가 약초를 상처 부위에 반복해서 바른 것을 감안할 때 의도적으로 상처 치료에 쓴 것"이라며 "이 행동은 인간과 유인원이 같은 조상을 공유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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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에 사는 오랑우탄이 약초를 발라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야생동물이 약초를 이용해 상처를 치료하는 행동을 관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치료행동이 인간과 유인원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비롯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자벨 로머 독일 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3일(현지시간) 이 같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

오랑우탄은 유인원 가운데 가장 지능이 높은 종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곤충을 사냥할 때 도구를 사용하는 등 이해하고 배우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이한 점은 잎 전체를 삼키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는 점이다. 세계적 동물학자인 제인 구달이 1960년대 초 이들의 배설물에서 잎이 발견됐다는 보고를 처음 내놨다. 과학자들은 오랑우탄의 높은 지능을 감안할 때 이는 자가 치료 행동이라고 추정해왔다.

연구팀은 오랑우탄이 실제 자가 치료 행동을 한다고 입증했다. 인도네시아에 사는 수컷 야생 오랑우탄 ‘라쿠스’가 덩굴식물인 ‘아카르 쿠닝(학명 Fibraurea Tinctoria)’을 먹고, 씹어서 으깬 즙을 상처에 반복해 바르는 모습을 포착한 것이다. 아카르 쿠닝은 항균과 항염증, 항진균, 진통 등의 효과를 보이는 식물로 인도네시아 지역에서는 약초로 쓴다.

라쿠스는 오른쪽 눈 아래 뺨이 깊이 파이는 상처를 입었다. 상처가 나고 3일 뒤부터 치료에 들어갔다. 줄기와 잎을 씹어서 나온 즙을 상처에 7분 동안 반복해서 발랐고, 그런 다음 잎을 씹어 상처가 부위가 덮이도록 발랐다. 30분 이상 이 약초를 먹었다.

치료효과는 뛰어났다. 상처 부위 감염 징후는 없었으며 치료 5일 후부터 상처가 아물었다. 한달 후에는 완전히 치유된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팀은 “라쿠스가 약초를 상처 부위에 반복해서 바른 것을 감안할 때 의도적으로 상처 치료에 쓴 것”이라며 “이 행동은 인간과 유인원이 같은 조상을 공유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약초를 씹어먹고 있는 오랑우탄. [사진=사이언티픽 리포트]
약초로 얼굴 상처 치료하기 전(왼쪽)과 후의 수마트라 오랑우탄 ‘라쿠스’. [사진=사이언티픽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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