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의생' 보고 꽂혀"..'종말의 바보' 김진민 감독, 안은진 고집한 이유 [인터뷰②]

'종말의 바보' 김진민 감독 인터뷰

[스타뉴스 | 김나연 기자]

김진민 감독 / 사진=넷플릭스

'종말의 바보'의 김진민 감독이 안은진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3일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의 김진민 감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종말의 바보'는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D-200, 눈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김진민 감독은 종말을 마주하게 된 한국 사회 안의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특유의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연출로 완성시켰다.

이날 김진민 감독은 진세경 역의 안은진에 대해 "학교 학생을 잃은 선생님 역할이기 떄문에 얼굴에 신뢰감이 있으면서도,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친숙함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는데 추민하(안은진 분)가 양석형(김대명 분) 기다리는 장면이 있었다. 그때 은진 씨의 연기가 굉장히 자연스러웠고, 꾸밈이 없으면서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때 은진 씨한테 꽂혔고, 소속사 대표님을 만나서 이 작품에 은진 씨가 꼭 필요하다고 청했다. (작품이) 엎어져도 상관 없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였다. 그냥 제가 꽂혔다는 말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고민을 길게 하지 않았다"며 "교실 장면을 찍으면서 확신이 들었다. 그때 '진짜 선생님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캐스팅을 잘했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김진민 감독은 "제작 과정에서 은진 씨가 준비해 온 것과 제가 생각했던 게 달랐던 부분도 있었다. 근데 충돌하는 게 아니라 서로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자연스러웠고, 은진 씨가 내는 의견이 설득력이 있기도 했다"며 "여러모로 굉장한 설득력을 가진 배우고, 앞으로도 강한 힘을 가진 배우가 될 것 같다. 어떤 역할을 해도 잘할 거라는 확신이 든다"고 칭찬했다.

안은진은 '종말의 바보'를 촬영한 뒤 MBC 드라마 '연인'으로 배우로서 꽃을 피운 상황. 이에 김 감독은 "저는 100% 잘 될 거라고 확신했다. 이렇게 연기하는 배우를 나만 주목하고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고, '종말의 바보'가 공개되기 전에 꽃 피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던 것 같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만나서 더 큰 꽃을 피웠으면 한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또한 전성우는 마음이 불안한 신도들을 보살피는 신부 '우성재'로 열연을 펼친다. 그는 "연극판에서 유명한 배우였고, 다른 드라마도 꽤 하셨다. 공연도 봤고, '열혈사제'에도 잠깐 나오셨기 때문에 신부 역할을 잘 표현해내겠다고 생각했다. 연기력은 워낙 인정받는 배우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강인아' 역의 캐스팅에 고민이 컸다고. 그는 "김윤혜 씨를 캐스팅하기 전에 그 역할에 맞는 인물을 못 찾아서 고민했다. 마지막에 김윤혜 씨가 나타났는데 처음 보고 이미지가 딱 맞다고 생각했다. 아역 배우 경험도 있고, 내공이 깊은 사람이었다"며 "현장에서 고집스럽게 대치도 많이 하고, 나중에는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쌓인 느낌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둘이 이해하고 있더라. 끝나고 나서는 약간 딸과 화해한 아빠 같은 느낌이었다"고 전하며 미소 지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