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전성기는 나이에 상관없어”…유인경 작가가 말하는 주체적인 노년의 삶
노년은 인생 최상의 구간 ‘프리미엄 피리어드(Premium Period)’
겪어 보니, 해 보니, 살아 보니 알 수 있는 것들 많아
‘프리미엄 피리어드’를 위한 삶의 태도, 마음가짐, 인간관계 등에 대해 오십>
“60에 은퇴한 후 나는 나머지 시간을 아무 목표나 목적 없이 살얼음판을 걷는 사람처럼 조심조심하며 살았다. 30년이 흐른 지금, 나는 아직 살아 있고 여전히 건강하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작은 기쁨을 위해서도 목표를 세우고 그 길을 향해 당당하게 걸어가고 싶다.”
미국의 90세 노인이 한 신문에 기고한 칼럼에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 100세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지금, 길어진 노년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유인경 작가의 신작 <오십 너머에도 천 개의 태양이 빛나고 있지>(테라코타)는 주체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노년에 대해 이야기한다. 유 작가는 인생의 전성기와 행복은 나이에 상관없이 누릴 수 있다고 말하며 노년을 최상의 구간, 즉 프리미엄 피리어드(Premium Period)로 명명한다. 그는 이 책에서 ‘프리미엄 피리어드’를 보낼 수 있는 삶의 태도, 마음가짐, 해야 할 일, 인간관계 등을 21가지로 정리해 풍성한 사례와 실천 방법 등을 제시한다.
“평화로움은 근심 걱정이 사라진 상태가 아니다. 천둥 번개 폭우를 다 맞아 본 후에 천둥이 쳐도 그게 하루 종일 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안 후에 다잡는 마음이다. 겪어 보니, 해 보니, 살아 보니 알 수 있는 혹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대처법이 나이와 함께 장착된 것 같다. 폭우도 언젠가는 그친다는 걸 알기에 창가에 앉아 무지개가 뜨기를 기다릴 수 있다.”
“나이 들어서 선택은 더 나은 것이 아니라 내게 불필요한 것을 골라 버리는 것이다. 특히 내가 남들에게 휘둘려 피곤해지지 않으려면 내게 질문을 해야 한다. 그 일을 내가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 아닌지를 물어보면 된다. 그리고 거절을 선택하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나이 들어서야 알았다. 내가 타인의 부탁을 거절한다고 절대 큰일이 생기거나 인간관계가 어그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1982년부터 기자 생활을 시작해 30년 넘게 언론인으로 일했던 작가는 그 동안 수많은 어른들을 취재하고 만나왔다. 그가 만났던 주체적이고 행복한 노인들은 자신의 숫자 상의 나이에 연연하지 않고, 젊거나 어려 보이려고 안간힘을 쓰지 않았다. 화려한 과거나 무용담을 내세우지 않았고, 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드러내고 팔자타령만 하며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그들은 인생이란 무대에서 현재 자신이 맡은 연극의 역할과 출연하는 구간에 자신의 진짜 얼굴과 목소리를 내며 충만함을 느끼려고 했다. 인생이 자신의 계획대로만 되는 게 아니란 것도 알고, 꾸준히 한 길을 걷는다고 꼭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게 아니란 것도 알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두려움 없이 직진한다. 그리고 늘 어디에선가 자신의 일을 성실히 해 가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었다.
유 작가 또한 지난 2015년 정년퇴임한 후 인생 후반기를 보내고 있다. 그 또한 노년을 ‘최상의 구간’으로 만들기 위해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작은 습관, 말 한마디, 사람이나 사물을 보는 각도를 조금씩 바꾸고, 조금 더 유연해지려고 노력 중이다. 그는 독자들 또한 자신에게 좀 더 사랑과 관심을 기울여 또 다른 능력을 발견해 내고 인생의 가장 빛나는 날, ‘프리미엄 피리어드’를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권한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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