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인터뷰] “尹대통령 아집이 ‘채상병 특검’ 만들어…차기 총리로 오세훈도 훌륭”

변문우·이원석 기자 2024. 5. 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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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윤석열-이재명의 한심한 상호의존…尹 ‘‘잡아넣을까 말까’ 李 ‘돈 줄래말래’”
“양당 체제 하에서 확고한 주체 되는 게 목표…조국과도 허심탄회하게 정책 논의 가능”

(시사저널=변문우·이원석 기자)

이준석 대표를 주축으로 한 개혁신당은 4·10 총선에서 3명의 당선자를 내며 원내 4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대표 본인도 경기 화성을에 출마해 출구조사를 뒤집고 당선되며 극적인 반전드라마를 썼다. 군소정당이지만, 여러 면에서 화제의 중심에 선 이 대표와 개혁신당은 22대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또 이 대표는 총선 이후의 여야 정치권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5월2일 국회에서 직접 만나 들어봤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5월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개혁신당 3명 당선, 유권자들 '정치권 안주하면 안 돼' 메시지"

192석 거대 야당이 탄생한 22대 총선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나.

"이미 작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결과가 예고됐었고 해법도 나와 있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해법을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금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위기 상황인데 과연 변할까. 저는 책임 있는 예측을 해야 한다면, 대통령의 태도가 안 변할 것으로 전망하겠다."

본인을 포함해 개혁신당에서 3명이 원내에 입성했다. 그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나.

"유권자들이 정치권에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을 골라서 뽑아줬다고 본다. 특히 화성을을 비롯한 수도권 남부는 민주당세가 강한 만큼 국민의힘에서 집중하지도 않았고 여야가 공천도 마음대로 했던 지역이다. 그런 도식을 이번 화성을 선거에서 뒤엎은 것이다. 유권자들도 새로운 곳을 바라볼 수 있는 만큼, '정치권이 안주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도 함께 보여줬다."

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체성의 인사들이 모여 있다. 앞으로 당 정체성은 어떻게 모아나가야 한다고 보는지.

"개혁신당은 특정 지역만을 기반으로 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저와 천하람·이주영 당선자들은 지역적으로 TK(대구·경북) 연고가 있지만, 또 호남에서도 노력한 만큼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 만큼 지역을 넘어 직군별 구도에서도 정책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개혁신당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는 층이 화이트칼라 직장인과 학생층이다. 그런 만큼 앞으로 당의 정책도 쉽고 효율적으로 짜고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에 대해 총평한다면.

"이재명 대표는 회담 개최만으로도 정치적 승리를 거둘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 본인을 범죄자 취급하는 대통령을 사실상 꿇린 셈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단순히 시간 끌기 목적이 아니었다고 한다면 조금 더 치밀했어야 했다. 결국에는 이재명 대표의 일장 연설을 단순히 들어주는 대통령의 모습으로 나갔기 때문에 참모들이 전술적인 면에 약했다고 본다."

이재명 대표의 15분 모두발언의 내용들은 어떻게 봤나.

"이 대표도 의제를 좁혀야 했다. 시정 연설처럼 쭉 쏟아낼 것이 아니라, 선결 과제를 몇 개 걸었어야 했다. 애초에 이 회담이 성립하기 위해 채상병 특검 건은 합의를 하고 그다음에 넘어갔어야 했다. 왜냐하면 다급한 쪽은 대통령이다. 그 지렛대를 이재명 대표가 적절히 활용했으면 거대 야권에 대한 존중이 있었을 텐데, 이번에 이 대표는 자기가 빛나는 선택을 한 것 같다."

총선 이후 윤 대통령이 변화 시도를 하고 있는데.

"변화한다는 말을 계속하는데 이 속도로 변해서는 100년 내로 다 변하지 못할 것이다. 변화의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속도도 중요하다. 그런데 대통령이 그 속도 면에서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운데)가 4월19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야6당과 함께 채상병 특검법 신속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이 대표 오른쪽으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보인다. ⓒ시사저널 박은숙

"김건희 양평고속도로 의혹 국정조사 사안, 주가조작 사건은 특검 필요"

민정수석실이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평가하나.

"지금까지 대통령이 민정수석을 두지 않은 이유는 언제든 민감한 검찰 사무 등을 본인이 직접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직접 통제가 안 되는 위기까지 왔을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를 통해 지시하고 정보를 받아야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의 우병우 민정수석도 이 '통로' 역할을 하다가 결국 수사를 받게 됐다. 그런 만큼 이번 민정수석을 하는 분도 그런 리스크를 감내해야 할 텐데,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

해병대 채상병 사건에 천착하고 있다. 특검법이 통과됐는데.

"윤 대통령이 지금 착각하고 있는 것은 55만 대군의 군 통수권자가 지금 일부 장성들의 편을 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면 군 전체의 기강이 무너지게 된다. 장병들의 군복무 희생에 대해 화답하려면 안전 문제부터 신경 써야 하는데, 그 부분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인지 대통령은 모르는 것 같아 화가 난다. 가장 한심한 부분은 윤 대통령이 문제를 지적했던 용감한 군인을 재판받게 하는 데까지 자신의 위력을 쓴 점이다. 이건 단순한 통치 행위라 볼 수 없다. 대통령이 사고를 치고선 문제를 덮어씌울 사람을 찾고 있는 셈이다. 원래 특검을 할 일도 아닌데, 대통령이 아집을 부리다 특검까지 가도록 만들어버린 셈이다."

채상병 특검 등 사안별로 민주당뿐 아니라 조국혁신당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 의외의 장면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조국 대표를 조국 개인으로 보기 보다는 조국혁신당을 지지했던 국민들의 대표자라고 본다.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이 약 25%에 가까운 득표율을 얻은 것은 그 정도의 국민 대표성이 있는 것인 만큼 존중해야 할 것 같다. 앞서서도 조 대표와 짧게 얘기를 나눠봤는데,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도 정책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생각도 있다."

조국혁신당이 주장하는 '한동훈 특검법'은 어떻게 보는지.

"정말 말이 안 된다고 본다. 한동훈 전 위원장의 자녀 의혹 등은 일부 정황이 있으나 더 구체적이어야 된다. 일각에선 조국 대표의 자녀에 대한 수사 강도가 워낙 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동일선상에 놓고 봐야 된다고 한다. 하지만 저는 조국 대표한테 묻고 싶다. 조 대표 스스로도 가족을 전반적으로 수사하는 '연좌성 수사'에 대해서 부정적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런 측면에서 법학자인 조국 대표가 답변의 실타래를 직접 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양명주(양평고속도로·명품백·주가조작)' 세 가지 의혹은 어떻게 다뤄져야 할까.

"세 가지 의혹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달라야 한다고 본다. 양평고속도로 의혹은 국정조사 사안이라고 본다. 명품백 의혹은 수사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이미 김 여사의 행적 영상 찍힌 만큼 김 여사가 명백히 잘못한 것이다. 그런 만큼 김 여사가 해당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야당 추천 몫의 특별감찰관을 두겠다고 정치적 합의하면 된다. 사실 지금 민정수석보다 특별감찰관이 먼저 선임됐어야 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수사 결과가 미진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기 때문에 특검을 해도 되는 사안이라고 본다. 다만 시급하게 다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채상병 특검은 지금 실시간으로 증거가 사라지고 있는 만큼 우선순위를 둬야 하지만, 특검이 한 번에 2~3개씩 동시에 들어가는 것도 위험하다.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시사저널 이종현

"한동훈, 조급함 때문에 전당대회 나오면…"

여야 원내대표 경선도 관심이 집중된다. 민주당은 친명 후보가 단독 출마하면서 이재명 대표 체제가 공고해지는 느낌인데.

"결국 일방주의로 가게 되면 그 당은 활기를 잃는다.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이 보여준 거고, 또 이재명 대표도 똑같은 길로 가면 위험할 것이라 본다."

영수회담에서나 당내 상황을 봐도 이재명 대표의 입지는 분명히 커진 것 같다.

"저는 걱정인 것이 정치가 너무 저질화됐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표든 윤석열 대통령이든 서로의 존재 때문에 자기가 잘될 것이라며 '한심한 상호의존'을 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 다뤄지는 아젠다도 저질화된 것이다. 민주주의나 경제적 관점들을 놓고 벌어지는 게 아니라, 이재명 대표는 '돈 줄래 말래'로 귀결되고 윤석열 대통령은 '(사법적으로) 잡아넣을래 말래'로 귀결됐다. 이렇게 아젠다가 천박해져서 제가 이 부분을 끌어올리고 싶다."

국민의힘에선 친윤(親윤석열)계 이철규 의원 대세설이 돌았는데.

"그분은 도대체 잘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 굳이 따지면 사무총장이나 인재영입위원장 역할에서 원내대표로 진급하는 격인데, 그러면 앞에 있던 보직에서 잘한 게 있어야 하는데 모순이다. 장군으로 치면 대령 때 전투에서 다 지고 나서 갑자기 합참의장이 되는 것 아닌가. 그런 식으로 되어선 당의 체계가 흔들린다. 성과 없이 다 말아먹어도 대통령에게 살살 붙으면 진급하는 것을 '똥별'이라 한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전당대회에 출마할까.

"정치를 하다 보면 주변에서 '매몰비용' 때문에 나오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길로는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 등에서 역할을 하려고 한다면 본인이 왜 그런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단순한 인기와 조급함 때문에 물려서 나오는 경우라면 결과가 좋은 사례를 보지 못했다."

차기 총리는 어떤 인사가 지명돼야 한다고 보나.

"윤 대통령이 지금처럼 그렇게 열심히 하고 싶지 않으면 열심히 할 총리를 찾아야 한다. 활동적이고 메시지가 되는 사람을 총리로 지명해야 한다. 그래서 홍준표 대구시장을 얘기했던 거다. 지금도 비슷한 생각이고, 아니면 더 파격적인 카드들을 꺼내볼 수도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중 이철우 경북지사도 있고, 오세훈 서울시장 같은 분도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논의를 계속해 나가서 대통령이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드러내야 한다."

앞으로 '이준석의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무엇인가.

"22대 국회에서 개혁신당이 양당제 안에서도 하나의 안정적이고 확고한 주체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제3당의 위치에서 새로운 당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의 성공 여부는 국민들에게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그 부분을 잘 해내고 싶다."

김종인 전 개혁신당 상임고문이 말한 '별의 순간'을 꿈꾸고 있나.

"그 부분은 하다 보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목표만을 향해 가는 사람들은 중간에 본인이 불타버린다고 본다. 이번에 국민의힘에서 본인들이 대선 주자라고 한 사람들은 다 같이 망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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