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로 상처 ‘셀프 치료’ 한 오랑우탄… “야생동물 첫 관찰 사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도네시아 야생 오랑우탄이 약초를 이용해 상처를 스스로 치료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관찰됐다.
앞서 △약용 식물을 씹는 오랑우탄 또는 원숭이 △곤충을 잡아 상처 자국에 문지르는 침팬지 등이 포착된 적은 있으나, 야생동물이 '약초를 활용해' 부상 부위를 치료하는 모습이 목격된 것은 첫 사례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일 후 상처 아물더니, 한 달 안에 완전 치유
"의도적 치료... 인간·유인원 공통 조상 기원"
인도네시아 야생 오랑우탄이 약초를 이용해 상처를 스스로 치료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관찰됐다. 인간과 유인원의 공통 조상에서 비롯된 야생동물의 ‘적극적 자가 치료’ 행동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독일 막스플랑크동물행동연구소(MPIAB) 이자벨 로머 박사팀은 이날 과학저널 사이언티픽리포트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앞서 △약용 식물을 씹는 오랑우탄 또는 원숭이 △곤충을 잡아 상처 자국에 문지르는 침팬지 등이 포착된 적은 있으나, 야생동물이 ‘약초를 활용해’ 부상 부위를 치료하는 모습이 목격된 것은 첫 사례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셀프 치료’의 주인공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 남부 구눙 르우제르 국립공원에 사는 수컷 수마트라 오랑우탄 ‘라쿠스’다. 연구팀은 1980년대 후반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라쿠스가 2022년 6월 얼굴 오른쪽 눈 아래에 큰 상처를 입은 사실을 포착했다. 사흘 후 라쿠스는 ‘아카르 쿠닝’이라는 약초를 씹어서 나온 즙을 7분간 다친 부위에 계속 발랐고, 으깬 잎을 상처 전체가 덮이도록 바르더니 30분 이상 약초를 먹었다. 그리고 닷새 후부터 상처가 아물었고, 한 달 안에 완전히 치유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아카르 쿠닝은 항균·항염증 등 성분이 들어 있는 약초로, 진통·해열·항암 효과가 있다. 전통의학에서 이질, 당뇨병, 말라리아 등 치료에 쓰인다. 연구팀은 “라쿠스의 행동에 비춰 의도적으로 얼굴 상처를 치료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스스로 알아냈는지, 다른 오랑우탄에게 배운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상처 치료에 필요한 인지 능력을 어느 정도 갖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전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8㎏ 둘째 낳고 떠난 아내… 남편도 의사도 함께 울었다 | 한국일보
- 2세 아들 앞에서 살해된 엄마, 25년째 범인 쫓는 아빠 | 한국일보
- "부산 여행 간 19세 딸 식물인간 됐는데"… 폭행男 '징역 6년' | 한국일보
- "미친X"...최진혁, 투자 사기·코인 손실 피해 고백 | 한국일보
- 브라이언 "홈쇼핑 1년 만 매출 157억...시급 천만 원 기본" | 한국일보
- "택시비 10배 냈어요"…중국 관광객이 제주 경찰에 쪽지 건넨 사연 | 한국일보
- 박중훈 자녀 공개, 여배우 뺨치는 딸들 미모 '깜짝' | 한국일보
- 5월 살인 폭염에 비명 지르는 아시아... “세계 기후 역사상 가장 극단적 더위” | 한국일보
- "우리도 지하주차하고 싶어요"... 택배차가 지상으로 다닐 수밖에 없는 이유 | 한국일보
- 유재환 "여친=이복동생 발언 거짓…부끄럽고 후회"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