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서·화’ 장르 열더니… 여든 넘어서도 ‘품격과 파격’

김지은 기자 2024. 5. 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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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걸어온 제 서예 세계의 진수를 담아내기 위해 노년의 힘을 기울여 쓰고 그렸습니다."

근원(近園) 김양동(81·사진) 서예가는 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 남은 생애는 200호가 넘는 대작 70여 점을 준비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려고 합니다. 훗날 회고전을 위해서입니다. 빛살무늬를 한국 미학의 원형으로 본 서예·전각 작가가 그 이론을 바탕으로 이러한 작품을 만들었다고 사후에 평가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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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중서예상’초대전… 서예 대가 김양동 석좌교수
“수상뒤 혼신 기울여 준비
동서양-먹·오일 넘나드는
비빔밥 같은 작품 만들어
회고전땐 대작 70점 전시”
김양동 작, 김시습 시 부세풍파(浮世風波), 46.5×133㎝, 한지, 먹, 토채, 2024년

“한평생 걸어온 제 서예 세계의 진수를 담아내기 위해 노년의 힘을 기울여 쓰고 그렸습니다.”

근원(近園) 김양동(81·사진) 서예가는 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일중서예상 수상자 초대전에서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지난 2022년 일중서예상을 받은 후 2년간 전시를 준비해왔다. 일중서예상은 한국 서단(書壇)을 대표하는 일중 (一中) 김충현(1921∼2006) 선생의 예업을 기리고자 2008년 제정됐다. 일중기념사업회(이사장 김재년)는 한국 서예 발전에 기여한 원로 서예가에게 격년으로 상을 수여하고, 2년 후 초대전을 연다.

계명대 석좌교수인 김 서예가는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한편,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일궈왔다. “26세에 서예에 입문해 1996년 53세 때 53점을 가지고 첫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그때 ‘예견 가능한 전시를 하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늦게 개인전을 열게 되었노라’고 했지요. 거의 30년이 지나 귀한 상을 받고 초대전을 하게 됐는데, 여든이 넘은 나이에 또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서예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 대가이다. 지필묵에 안주하지 않고 전각, 글씨, 그림을 하나의 화면에 창조적으로 표현하는 ‘각(刻)·서(書)·화(畵)’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50년이 넘는 그의 서예 인생을 조망하는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품격과 파격’이다. 총 50∼60점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인데 그동안의 활동 궤적을 보여주는 과거의 작품들과 함께 신작들도 선보인다. “내용과 표현 방법, 재료의 선택을 혼용한 작업으로써 한국식 비빔밥과 같은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소재를 나누지도 않았고, 색료도 동서양 혼합해서 썼지요. 먹과 오일, 전통염료 등의 사용에도 구분을 두지 않았지만, 작품의 내구성만은 철저히 중시했습니다.”

그는 우리 문화 원형을 30여 년 연구하며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의 ‘빗살’은 머리빗이 아닌 햇빛의 ‘빛살’이라는 주장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2015년 이런 내용을 담은 책 ‘한국 고대문화 원형의 상징과 해석’을 펴내 주목을 받았다. “제 남은 생애는 200호가 넘는 대작 70여 점을 준비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려고 합니다. 훗날 회고전을 위해서입니다. 빛살무늬를 한국 미학의 원형으로 본 서예·전각 작가가 그 이론을 바탕으로 이러한 작품을 만들었다고 사후에 평가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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