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다 변했다” … 통화정책 사실상 원점

김지현 기자 2024. 5. 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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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금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 시점을 얘기하기 어렵다"며 관망 태세를 취한 것은 최근 통화정책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를 계속 늦추고 있는 데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물가 등 국내 경제지표도 금리 인하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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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금리인하 시점 불확실”
美 금리인하 지연 전망 확산속
정체 길어지는 강달러 걸림돌
1분기 경제 성장률 깜짝 호조
“상향 조정 불가피… 폭이 문제”
금리인하 시점 놓고 셈법 복잡
복잡해진 경제… 韓銀에 쏠린 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제57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가진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통화정책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트빌리시 =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금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 시점을 얘기하기 어렵다”며 관망 태세를 취한 것은 최근 통화정책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를 계속 늦추고 있는 데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물가 등 국내 경제지표도 금리 인하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의 첫 금리 인하 시기가 오는 12월로 전망되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도 4분기 혹은 내년으로 밀릴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 총재는 2일(현지시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기준금리 결정 당시와 지금의 경제 상황 평가가 달라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지금 전 세계는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견조한 경기와 물가 수준으로 볼 때 뒤로 미뤄졌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미국 피벗 시기가) 9월이냐 12월이냐, 올해 몇 번일 것이냐는 디테일한 것이고 앞으로 데이터에 따라 변화할 것이어서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금리 인하 예측과 관련해 기관마다 예측치가 다르지만 연 1회에 그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바클레이즈, 도이치뱅크, HSBC, BNP파리바 등은 올해 금리 인하 횟수를 1번으로 점치고 있다. 미국 물가와 고용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어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성장률도 2.6∼2.7%로 높은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한은으로서는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인 2%포인트나 벌어진 상황에서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이 1370∼1380원대의 높은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6월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 유로화 약세에 따른 달러 강세 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다.

지난 1분기 성장률(1.3%)이 예상외의 높은 수치로 나타나면서 한은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수출은 물론 내수도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총재는 “직관적으로 지난 한 해 성장(1.4%)을 올해 1분기에 했다고 보면 된다”며 “기계적으로 성장률 상향은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으로, 얼마를 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 성장률을 2.2%에서 2.6%로 높였고, 기획재정부도 2.5%로 상향할 것이 유력시된다. 고금리하에서도 경제가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성장한다면 금리를 낮추기 어렵게 된다.

이 총재는 “내수 성장률이 한은 예상과 크게 차이가 났고 겸허한 마음으로 원인을 검토 중”이라며 “(수정 경제전망이 발표되는) 5월 통화정책 방향 회의가 굉장히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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