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 러시아 시장서 ‘현대차·LG 자리’ 꿰찼다

이근홍 기자 2024. 5. 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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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이후 서방 제재를 피하고자 아시아 중심의 경제 협력 정책을 펼치면서 중국의 러시아 내수 시장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한국은 기존 러시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던 승용차·가전 등의 분야에서 모두 중국에 추월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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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트라 ‘러 내수시장’ 분석
우크라전이후 중국 영향력 확대
기아, 작년 자동차 판매 48% 급감
점유율 순위 2위 → 8위로 뚝
러·중국 기업이 1 ~ 7위 휩쓸어
LG는 하이얼에 1위 자리 내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이후 서방 제재를 피하고자 아시아 중심의 경제 협력 정책을 펼치면서 중국의 러시아 내수 시장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한국은 기존 러시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던 승용차·가전 등의 분야에서 모두 중국에 추월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코트라의 ‘러시아의 대(對)아시아 경제협력 정책과 추진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기아 승용차 판매량은 3만3580대로 전년(6만5691대) 대비 48.9%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2022년 5만4017대에서 지난해 2만4658대로 승용차 판매량이 54.4%나 줄었다. 이에 따라 기아와 현대차의 러시아 승용차 시장 점유율 순위는 2022년 2위(10.49%), 3위(8.63%)에서 지난해 8위(3.17%), 9위(2.33%)로 떨어졌다.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가 본격화하자 한국뿐 아니라 러시아 현지에 진출해 있던 자동차 업체들은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부품 조달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르노·폭스바겐·토요타 등의 공장 철수가 이어졌고, 현대차도 지난해 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단 1만 루블(약 14만 원)에 현지 업체에 넘겼다.

이 사이 중국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공백을 메웠다.

지난해 러시아 현지 업체 라다가 점유율 1위(30.65%)를 지킨 가운데 2∼7위는 중국 업체들이 휩쓸었다. 특히 2022년까지만 해도 기아와 현대차 뒤에 있던 체리는 지난해 점유율 10%대(11.24%)를 돌파해 2위를 차지했고, 하발(10.55%)·지리(8.84%)·창안(4.51%) 등도 5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현지 보고서 등에 따르면 TV 부문에서도 기존에는 한국 브랜드가 러시아에서 판매 1위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9월까지 진행된 시장조사에서 하이얼이 점유율 11.5%로 1위에 올랐고, 그 뒤를 샤오미·하이센스·TCL 등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주요 가전제품인 냉장고와 세탁기 분야에서도 중국의 러시아 시장 침투가 두드러졌다. 2021년 9월 기준 LG 냉장고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16.1%로 1위였지만 2022년 9월에는 10.1%로 떨어지며 중국 업체 하이얼(23.5%)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같은 기간 세탁기 점유율에서도 LG는 26.3%에서 11.8%로 낮아지며 하이얼(9.8→24.9%)이 1위 자리를 대체했다.

보고서는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은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로 인해 경제적인 이득을 누리고 있으나 한국·일본 등은 서방의 수출통제 제재 참여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특히 현지 공장 운영 중단 등 러시아 내에서의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어려워지며 한국과 일본 기업의 경우 시장을 잠식당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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