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쇼] "뒤에서 받쳐주는 '뒷것' 김민기의 삶을 담아내고 싶었죠" 이동원·고혜린 SBS PD 인터뷰

2024. 5. 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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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김민기 삶 다룬 다큐
- 대학로에 있던 학전, 33년 만에 문을 닫는다
- '뒷것', 김민기가 지었고 그를 잘 담아낸 단어
- 동시간대 1위? '어른' 김민기의 힘이 작용해
- 유명인사들 "김민기에 빚 갚겠다" 인터뷰 자처해
- 김민기의 음악, 70년대 공장 노동자의 힘이었다
- 3부, 어린이 무대 만들었던 김민기를 담는다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09:00)
■ 일자 : 2024년 5월 3일 (금)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이동원·고혜린 SBS PD (SBS스페셜 -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제작진)

▷김태현 : 요즘 이 다큐멘터리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합니다. SBS 스페셜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인데요. 김태현의 정치쇼 오늘 마지막 시간은 이 다큐를 제작한 이동원 PD, 고혜린 PD에게 제작 배경과 후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동원, 고혜린 : 안녕하세요.

▷김태현 : 이거 이렇게 히트 칠 줄 아셨어요, 제작하실 때?

▶이동원 : 히트라는 말은 좀 과분한 것 같고 일단...

▷김태현 : 그런데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이동원 : 많이 봐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일단 이번 주 일요일날 3부가 남았기 때문에 저희는 이제 남은 것 제작에 일단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거 어떤 내용인지. 왜냐하면 모르시는 분도 혹시 계실 수도 있으니까. 제목이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거든요. 어떤 내용의 다큐멘터리인지 소개부터 좀 해 주시죠.

▶이동원 : 제목 그대로 학전이라는 소극장과 김민기라는 분을 다룬 다큐멘터리고요. 그 학전 소극장은 아시는 분들 많을 텐데 대학로에 33년 동안 있었던 곳이고 많은 배우들을 포함해서 한 770명 정도의 예술가들을 배출한 곳입니다.

▷김태현 : 마지막 공연했을 때 기사도 크게 냈었어요.

▶이동원 : 맞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셨을 거고요. 그리고 그게 사실 많이 알려지게 된 계기가 그걸 만드신 분이 "아침이슬"과 "상록수"를 작곡한 김민기라는 음악가라는 거죠. 그래서 학전을 중심으로 해서 김민기라는 음악가의 일생을 다루는 다큐멘터리고요. 3부작으로 제작이 됐습니다.

▷김태현 : 벌써 지금 박성남 님께서 "학전이 없어져서 마음 아파요." 이렇게 문자 주시는데 학전 김민기까지는 알겠어요, 무슨 말인지. 뒷것은 뭡니까?

▶고혜린 : 이 뒷것이 김민기 선생님이 직접 지은 단어인데요.

▷김태현 : 그래요?

▶고혜린 : 사전에는 뒷것이 없어요. 그런데 김민기 선생님이 배우들에게 늘 너희들은 앞것이고 나는 뒷것이다, 이 말씀을 굉장히 많이 하셨다고 하거든요.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너희들, 배우들은 앞에서 무대에 서서 너희들이 이렇게 꿈을 펼칠 수 있게 나는 나서지 않고 뒤에서 받쳐주고 내가 뒤에서 지켜주겠다는 의미로 많이 쓰셨다고 해요. 그런데 이게 저희가 배우들뿐만 아니라 다큐를 제작하다 보니까 김민기 선생님 삶 자체도 시대에서도 뒷것이었고 굉장히 뒷것인 순간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선생님을 가장 잘 담아낸 단어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김태현 : 그럼 그 당시에 학전 소극장에서 섰던 무명 연극배우들한테는 그 얘기가 되게 고마웠겠어요, 제작자가 나는 뒤로 빠질 테니까 너희들이 주인공이 돼라라는 그 말이. 그런데 이게 앞서도 제가 말씀드렸듯이 이게 1부, 2부가 2주 연속 동시간대 지상파 1위거든요. 이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신 이유는 어디 있다고 보세요?

▶고혜린 : 이게...

▷김태현 : 향수인가?

▶고혜린 : 사실 김민기 선생님의 힘이라고 생각을 해요.

▷김태현 : 인물의 힘, 김민기라는 사람.

▶고혜린 : 김민기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그 힘 자체고 그냥 제 개인적인 견해입니다만 요즘 어른이란 무엇인가라고 생각을 했을 때 이 시대의 어른은 무엇인가, 누가 어른인가라고 했을 때 대답하기 좀 어려운 시대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 점에 있어서 김민기 선생님 삶을 들여다볼 때 이런 김민기라는 어른이 있구나라고 느껴지는 지점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래서 선생님의 삶을 바라보면서 얻는 그 힘과 어른의 모습들이 굉장히 큰 힘으로 작용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김태현 : 맞아요. PD님, 이거 그런데 갑자기 그 생각이... 궁금한 게 생긴 게 왜 이 타이밍에 뜬금없이 이거를 제작하실 생각을 하셨어요? 학전이 없어져서?

▶이동원 : 네. 없어진다는 소식을 사실 듣기는 했는데 고혜린 PD나 저나 사실 재작년부터 학전과 프로그램을 한 번 제작을 하고 싶어서 김민기 선생님을 찾아뵌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는 좀 여러 가지 상황상 진행을 못 했었는데 그러다가 지난 연말에 학전이 없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와 또 저희 같이 일하는 작가들, 다들 사실 학전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끼리 우리가 뭐라도 좀 해 보면 어떨까 싶어서 학전을 찾아가서 저희가 이게 33년 만에 문을 닫는데 개관일과 폐관일이 같은 날이거든요, 공교롭게도. 그래서 이 만 33년을 기록하는 일을 저희가 좀 해 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이 학전이라는 곳을 젊은 세대들이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이걸 왜 만들었는지 선생님의 삶과 의미까지 좀 담아보는 걸 만들어보고 싶다고 제안을 드렸고 그것에 동의를 해 주셔서 작년 연말부터 제작을 들어가게 됐어.

▷김태현 : 지금 문자가 많이 들어오는데 무사파 님께서 "학전을 논하기에 정말 젊은 PD님들이시네요. 훌륭하십니다." 하고 문자 주셨고 배진영 님은 "저 대학교 때 제일 처음 본 공연이요. 학전에서 한 지하철 1호선이었어요.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작품이었는데 학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많은 문자들을 주고 계세요.

▶이동원 : 감사하네요.

▷김태현 : 다큐 보면 김민기 대표가 연예계에 엄청난 영향, 많은 선한 영향을 많이 준 거잖아요. 제작자, 연출자, 작곡가 이렇게. 다큐 제작하시면서 이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니구나. 김민기라는 사람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이렇게 느꼈던 순간이 있으시다면요?

▶이동원 : 저희가 일단 김민기 대표님 뒷것이라는 말 그대로 김민기 선생님이 본인이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본인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인터뷰를 모아서 해야 되는데 인터뷰를 제안드린 분들이 한 100여 분... 100여 분이 넘죠. 넘는데 배우로 치면 황정민, 설경구, 이정은, 장현성 같은 분들이 계신데 그뿐만이 아니라 유홍준 선생님 같은 교수님이라든지 또 송창식 같은 대가수라든지 또 법조계, 기업계 할 것 없이 굉장히 각 분야에 일가를 이루신 분들이 다들 이제 나서서 도와주셨는데 그분들께 인터뷰를 제안드렸을 때 사실 그분들 한 분, 한 분이 개인 다큐를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만한 분들인데 다들 100분의 1로 나서서 김민기를 위해서 인터뷰를 해 주겠다고 선뜻 나서주시는 거예요. 그게 정말 놀라운 일이었고 그리고 굉장히 긴 시간 인터뷰함에도 불구하고 선생님, 조금밖에 방송에 안 나가요 해도 이거는 김민기의 다큐니까 안 나가도 무방하다는 얘기를 다들 하시면서 우리가 이 세상을 살면서, 이 시대를 살면서 김민기에 빚진 걸 이걸로라도 좀 갚고 싶다. 그런 말씀을 해 주셨을 때 정말 이분은 어떤 분일까. 우리가 무슨 일을 하고 있나. 정말 잘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죠.
▷김태현 : 김민기에 빚진 거라는 게 무슨 의미라고 보세요?

▶이동원 : 시대의 뒷것으로 사시면서 음악으로 우리 사회에 위로를 해 줬고 본인을 드러내지 않고 본인께서 본인의 몫을 챙기지 않고 남들을 위해서 해 주셨던 일들이 굉장히 많아요. 저희 3부작을 보면 여러 가지 일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곳곳에서 우리 사회를 바꾸는 데 많은 노력을 하셨던 김민기.

▷김태현 : 하긴 사람이 다 기본적으로 본능이 나서고 싶어 하는데 뒤에 빠져가지고 다른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자기는 뒤에 빠지는 게 쉬운 건 아니잖아요.

▶이동원 : 맞습니다.

▷김태현 : 그런데 김민기 대표는 그렇게 하셨구나. 그런데요. 청취자분 날카로운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요. 김민기 씨가 직접 인터뷰를 안 하시던데. 아쉬웠어요."라고 문자 주셨는데 이것도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PD님.

▶이동원 : 좀 알려진 사실이기는 하지만 조금 건강이 안 좋으셔서 지금 여러 치료를 받고 계시고 또 많은 회복 단계를 거치고 계시는 상황이라서 저희는 이제 소통을 많이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상황상 좀 어려운 점이 있기는 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일반인분들 인터뷰 많이 하셨죠?

▶이동원, 고혜린 : 많죠.

▷김태현 : 앞서 보니까 황정민 씨, 설경구 씨, 이정은 씨. 그러고 보니까 윤도현 씨하고 들국화분들도 나오시던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이는 누가 있으세요?

▶고혜린 : 전부 다 통틀어서요?

▷김태현 : 예.

▶고혜린 : 정말 많기는 많은데 저는 개인적으로 2부 때 실제 70년대 공장에서 일을 하셨던 여자 공장 노동자분이 계세요. 그분이 김민기 선생님 음악을 듣고 어떻게 본인이 힘을 얻었고 그랬는지 말씀을 해 주시거든요. 그런데 이분은 사실 우리가 이번 다큐가 아니었다면 만나 뵙기 굉장히 어려운 분이었어서.

▷김태현 : 맞아요. 그렇겠다.

▶고혜린 : 오히려 더 값지고 그랬던 것 같아요. 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김태현 : 우리 이 PD님은요?

▶이동원 : 저는 공장 쪽 이야기이기는 한데 김민기 선생님이 "상록수"라는 노래를 공장에서 일하실 때 만드셨거든요. 김민기 선생님이 "아침이슬"이 금지곡이 되면서 예술활동을 못하게 되면서 공장에 취업을 하세요, 20대 때. 그때 그 공장에서 일하시면서 공장 노동자들에게 노래도 불러주고 공부도 가르쳐주고 했는데 그때 10대 청소년 노동자로서 일했던 어떤, 이제 지금 60대가 되신 분께서 나오셔서 그때 김민기 선생님께서 해 주신 말씀들이 다 인생에 평생 새겨지는 얘기들이 있다. 그중에 계산적으로 살지 말고 느끼는 대로 살아라라는 얘기를 했는데 평생에 가지고 가는 메시지가 됐다. 이런 얘기를 해 주시는데 그 부분이 되게 항상 짠하고 눈물 나고 그러더라고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5078님이 또 문자 주셨네요. "다음 회차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3부는 어떤 내용이에요?"라고 문자 주셨는데 일단 1부는 연출가 김민기, 2부는 음악가 김민기고 3부는 어떤 내용이에요?

▶고혜린 : 3부는 이제 김민기 선생님과 학전의 가장 큰 관심사인데요. 어린이거든요.

▷김태현 : 어린이?

▶고혜린 : 학전도 가장 마지막 무대가 "고추장 떡볶이"라는 어린이 무대, 어린 청소년 무대인데 김민기 선생님이 학전에서 11개의 레퍼토리로 쭉 어린이 무대를 만들었고 계속 관심이 있으셨어요. 그런데 그게 단순히 그냥 요즘 인기 있는 어린이 무대가 아니라 애들한테 정말 좋은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 하는 의지가 굉장히 강하셔서 재정난 이런 거 상관없이 계속 쭉 해 오셨던 거고 그것을 더 깊게 3부에서 들여다보면 70년대부터 이게 출발이 되는 지점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 지점들까지 저희가 되돌아보면서 왜 학전이 어린이들과 어린이 무대에 관심을 가져왔는지, 김민기 선생님이 어떤 걸 지켜오고 싶어 했는지 알 수 있는 되게 좋은 회차라 생각하고 공교롭게도 또 그날이 5월 5일 어린이날에 저희 3부가 방송이 돼요. 그래서 의미 있는 방송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하긴 사실 수익성 생각하면 어린이 상대로 연극 만드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대단하십니다, 정말. PD님, 마지막으로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께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 주시죠.
▶이동원 : 김민기라는 분이 우리 사회에 있었다는 게 참 감사한 일이구나라는 생각을 제작하면서 많이 하게 됐고요. 저희도 존경하는 마음으로 많은 큰 부담을 갖고 제작을 했는데요. 우리 세상을 밝히는 이런 분이 있었고 또 이런 분의 노력이 있었고 우리도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 만한 다큐를 만들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번 어린이날 5월 5일 밤 11시에 마지막 편을 함께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5월 5일 어린이날 11시입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고요. 지금까지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를 제작한 SBS 이동훈 PD, 고혜린 PD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동원, 고혜린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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