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미 법무부 제동에 3개월 연기

윤기은 기자 2024. 5. 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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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3일 오후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 소재 일본제철 본사 앞에 설치된 안내판 근처에서 행인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은 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확정판결을 받았으나 판결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제철이 미국 US스틸 인수 시기를 3개월 연기했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제안에 대해 반독점 심사를 벌이는 미국 법무부는 추가 세부 자료를 요청하며 시간을 끌었다.

3일 NHK,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이날 US스틸 인수 시기 목표를 기존 올해 ‘9월까지’에서 ‘12월까지’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은 미국 법무부로부터 독점금지법 심사와 관련한 추가 정보·자료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의 추가 자료요청이 있으면 법적 심사는 길어진다.

일본제철은 US스틸이 2일(미국 현지시각) 실적을 발표하는 데 맞춰 인수 시기 변경을 발표했다. US스틸은 “(매각) 거래 완료를 위해 계속 전진하고 있으며 필요한 당국의 승인을 얻어 2024년 후반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은 “관계 당국의 심사에 전면적으로 협력하고 강한 결의로 이번 인수를 완료시키겠다”고 니혼게이자이에 밝혔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제철이 “(올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도 (인수 시기로) 염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 철강노조 본부를 찾아 “US스틸은 한 세기 이상 상징적인 미국 기업이었다”며 “완전한 미국 기업으로 남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재선을 위한 표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은 US스틸이 일본제철에 인수될 경우 고용 인원 감축 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는 미국 대선에서 대표적인 경합주로 꼽힌다. 197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12차례의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는 8번, 공화당 후보는 4번 선택받았다. 이들 선거 중 2000년과 2004년을 제외하면 모두 펜실베이니아가 택한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이곳에서 50.0%를 득표, 48.8%를 득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2%포인트 미만의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하고 있다.

앞서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을 15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US스틸 주주들도 지난달 12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일본제철 인수 계획을 승인했다. 하지만 아직 미국 정부 독점금지법과 안보 관련 심사가 이어지고 있다.

US스틸은 지난 1901년 존 피어몬트 모건이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의 카네기스틸을 사들여 세운 122년 역사의 회사다.

일본제철은 세계 4위 철강회사로, US스틸을 인수할 경우 강철 생산능력 1억t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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