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사람이 돈버는건 괜찮나”…의사가 민희진씨를 왜 부러워할까 [매경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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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 '헌신적 의사 개인과 이기적 의사 집단'이란 제목으로 대학이 자율적으로 의대 정원을 줄여 선발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안하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헌신적 개인들도 집단차원에선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워지는 현상을 짚으며 정부도 한발짝 양보해 타협을 이뤄주길 하는 바람에서였다.
의사에게 배타적 자격증을 주고 입학정원까지 제한해 독점적 지위를 준 건 그들이 민희진씨나 일반 국민보다 훌륭해서가 아니다.
지금 의사들이 "목숨까지 걸겠다"며 고집하는 것은 시장진입 제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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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팬 ‘직의 본질’ 향한 열정이
부정적이었던 여론기류 바꿔
의사도 환자곁 설 때 가장 힘세
그 제안은 현실화 됐지만 세달 넘어 이어지는 의료파행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의료계가 여전히 대화조차 나서지 않으면서 뒤에서 쏟아내는 말들은 사태를 악화시킬뿐더러 의사들을 되레 고립시키는 국면이라 걱정된다. 꼽을 말들이 수두룩하지만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붙잡고 쏟아낸 말은 왜 민심이 의사들 편에 서지 않는지를 설명해 준다.
그는 지난 주 SNS에 민 대표를 언급하며 “저런 사람들이 돈을 버는 것은 괜찮고, 의사들이 노력을 통해 그보다 훨씬 적은 돈을 버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것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공개 기자회견에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을 향해 욕설을 내뱉은 민 대표가 700억원 수익을 거뒀다는 기사를 겨냥한 말이다. 상소리나 해대는 예능종사자가 저 정도 버는 건 괜찮고 왜 우리만 뭐라 하냐는 거다.
엔터 업계는 완전자율경쟁시장이다. 전 세계를 상대로 경쟁해 국위선양까지 했다. 민씨 주장의 옳고 그른 것을 떠나 2시간에 걸친 기자회견 어디에서도 가수나 기획사를 더 만들면 안된다고 한 말은 한 줄도 없다. 지금 의사들이 “목숨까지 걸겠다”며 고집하는 것은 시장진입 제한이다.
엔터 업계에 만약 한해 3000명(現 의대 입학정원)이 신규 진입을 한다면 성공확률은 얼마나 될까. 의료시장은 품질경쟁이 제한적이고 가격도 비탄력적인 안정된 시장이다. 민씨의 700억 주식 수익은 사기업에서 지불됐고 시장평가로 만들어진 것이다. 의료비 상당부분은 세금처럼 보험료로 강제 징수되는 국민들 피같은 돈이다.
우리 사회 대부분은 이런 우월감의 말을 꺼내면 ‘부메랑’이 된단 걸 안다. 그래서 입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물론 노 전 회장이 의사집단 대표성을 갖고 있다 생각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이공계 최고 엘리트 수준을 이 정도 사회성이 대표한다면 국가가 초라해진다. 그런데 발언 강도나 내용 면에서 의사들이 새로 뽑았다는 의협회장도 별반 차이를 못 느끼겠다.
국민들도 지금 의사들이 요구하는 의료환경 개선을 지지한다. 민심이 때리는 건 의사집단의 ‘직’의 본질에 대한 이해다. 민희진씨가 의사들 방식대로 싸웠다면 뉴진스의 새 앨범은 못나왔다. 직의 본질을 아는 사람은 그런 일을 절대 안한다. 민씨의 2시간 격정토로엔 ‘직’의 본질인 가수와 팬에 대한 애정이 담겨 일방적 부정기류를 바꿨다. 의사들 투쟁방식엔 ‘직’의 본질인 환자가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가.
이런 투쟁은 원하는 ‘직’을 갖지 못한 사회적 약자들의 방식이다. 이동권 보장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시민들 발인 지하철 점거에 나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처럼 말이다. 그마저도 엉뚱한 곳에 계속 화풀이 하다보니 여론이 냉담해졌다.
700억 벌어도 여론이 살가운 민희진씨가 부러운가. 민씨 말처럼 해보라. 뒤에서 자꾸 그러는 거 말고 ‘맞다이’ 말이다. 억울하고 불합리한 것이 있으면 환자 곁에 복귀해 협상테이블로 나가 정부와 싸워라. 팬 옆의 가수처럼 환자 곁에 있는 의사가 가장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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