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에 '화풀이' 이정후, 122m 날고도 잡혔지 햇빛에 타구 놓쳤지...그래도 3연전 타격 좋았다

노재형 2024. 5. 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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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중견수 이정후가 4회말 재런 두란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몸을 날려 캐치하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이정후가 4회말 재런 두란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낸 뒤 오른손으로 그라운드를 내리치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구장인 펜웨이파크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게 됐을까.

이정후는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날 4타수 무안타를 마크했다. 이정후는 보스턴과의 원정 3경기에서 12타수 1안타의 부진에 시달렸다.

타격감이 나빴다고 보기는 어렵다. 잘 맞힌 타구가 야수 정면을 향하거나 펜스 앞에서 잡히는 불운이 잇따랐다. 수비에서도 햇빛의 방해로 안타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이정후가 생애 처음으로 밟은 펜웨이파크에서 기록한 안타는 지난 2일 1회초 첫 타석에서 친 중전안타가 유일하다.

이정후는 이날도 홈런성 타구를 쳤지만, 드넓은 구장 탓을 해야 했다. 리드오프 중견수로 출전한 이정후는 1회초 첫 타석부터 불운했다.

보스턴 우완 선발 조시 윈코스키의 초구 96.4마일 몸쪽 싱커를 힘차게 잘 받아친 것이 발사각 29도, 타구속도 103마일(166㎞))에 400피트(122m)나 날아갔지만, 중견수 재런 두란에 잡혔다. 하필 펜웨이파크에서 가장 깊숙한 우중간 외야로 날아갔다. 비거리가 이날 양 팀 타자들이 친 타구 중 1위였고, 이번 3연전 중 2위였다.

스탯캐스트는 이 타구가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장 가운데 10곳에서 홈런이 됐을 것으로 봤고, 이 타구의 안타 확률을 80%로 산출했다. 그만큼 이정후에게 운이 따르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정후가 3회 외야 뜬공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며 달려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1회초 이정후가 친 우중간 깊숙한 타구를 보스턴 중견수 재런 두란이 뒷걸음치며 잡아내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현지 중계진은 "뒤로 달려간 두란이 햇빛과 싸우며 가장 깊숙한 펜스 게이트 앞에서 잡았다. 두란에게는 수많은 수비 플레이 중 하나다. 바람의 영향은 전혀 없었다. 타구가 지금도 날아가는 듯하다. 초구에 아웃카운트 하나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정후는 지난 1일 1차전서도 9회초 상대 우완 저스틴 슬레이튼의 90.6마일 몸쪽 커터를 끌어당겨 오른쪽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쳤지만, 377피트(115m)를 날아가고도 우익수 윌리어 아브레우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다. 30개 구장 가운데 26곳에서는 홈런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날 타구는 그보다 23피트를 더 날아갔다. 이어 이정후는 3회 비거리 332피트짜리 중견수 플라이를 쳤고, 6회에는 좌익수 뜬공, 7회도 좌익수 직선아웃으로 물러났다.

수비에서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이정후는 4회말 수비에서 1사후 세단 라파엘라의 높이 뜬 타구를 햇빛의 방해로 잡지 못했다. 다행히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현지 중계진은 "어쩔 수 없는 안타"였다고 했다.

이정후가 4회말 세단 라파엘라의 높이 솟구친 타구를 햇빛의 방해로 잡지 못하고 쓰러지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3회초 대기 타석에 있던 이정후가 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나 이정후는 같은 이닝 2사 2루서 두란의 좌중간 직선타를 앞으로 달려나오며 몸을 날려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쳐 직전 '실수'를 만회했다. 현지 중계진은 "앞서 햇빛 때문에 실수를 한 이정후가 엄청난 수비를 펼쳐 점수가 될 수 있는 안타를 잡아냈다. 올해의 수비라 칭할 만하다"고 극찬했다.

이정후는 캐치 직후 오른손으로 그라운드를 두 차례 내리치며 파이팅을 보였다. 이정후의 호수비로 이닝이 종료되자 좌익수 마이클 콘포토와 우익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도 다가와 이정후의 어깨를 두드려 줬다.

이번 3연전서 이정후는 한 번도 삼진을 당하지 않았다. 모두 인플레이 타구였다. 평균 타구속도는 91.4마일, 하이히트는 5개였다. 타격감은 결코 나쁘지 않았다.

이날 현재 이정후는 타율 0.250(116타수 29안타), 2홈런, 7타점, 13득점, 10볼넷, 10삼진, 2도루, 출루율 0.310, 장타율 0.328, OPS 0.638을 마크 중이다. 삼진율은 7.8%로 마이애미 말린스 루이스 아라에즈(7.4%)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3대1로 승리한 샌프란시스코는 2패 뒤 승리를 거둬 15승17패를 마크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로 1위 LA 다저스에는 4.5경기차로 좁혀졌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이정후가 3대1 승리 후 닉 아메드와 로파이브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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