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 등 만생종 사과, 경북 북부 개화율 저조

유건연 기자 2024. 5. 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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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나무에 열매는 없고 잎만 무성합니다. 지난해 잦은비와 탄저병, 우박 등 각종 자연재해로 수확량이 30% 줄었는데, 올해는 아예 수확할 사과가 없습니다."

경북 북부지역 사과 주산지 영주, 봉화 등에서 만생종 사과 꽃이 피지 않는 이상 현상이 발생해 농가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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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봉화 등서 발생…평년 30~40%
지난해 잦은비·갈색무늬병 등 후유증 추정
일부 농가들, 2년 연속 흉작 우려에 허탈
이인찬 경북 풍기농협 조합장(오른쪽)과 사과 재배농가 임학규씨가 꽃이 피지 않아 열매를 맺지 못해 잎만 무성한 사과 나무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사과 나무에 열매는 없고 잎만 무성합니다. 지난해 잦은비와 탄저병, 우박 등 각종 자연재해로 수확량이 30% 줄었는데, 올해는 아예 수확할 사과가 없습니다.”

경북 북부지역 사과 주산지 영주, 봉화 등에서 만생종 사과 꽃이 피지 않는 이상 현상이 발생해 농가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만3223㎡(4000평) 규모 사과 농사를 짓는 임학규씨(64‧영주시 순흥면 지동리)는 “산비탈을 일궈 조성한 9917㎡(3000평) 규모 부사밭은 올해 아예 꽃을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가지치기 할 때만 해도 꽃눈인줄 알았던 것이 모두 잎눈이었다. 사과 농사 8년만에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잎만 무성한 사과밭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2일 오후 찾은 임씨 과원 사과나무에서 열매는 거의 안 보였다.

임씨는 “지난해 이상기후로 수확은 평년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작년 11월부터 비배 관리와 가지치기를 하며 올해를 기대했는데 꽃이 아예 안 피니 허탈하다 못해 막막하다”고 말했다.

그는 “꽃이 지고 콩알만 한 열매가 대여섯개 달려야 정상이다. 그나마 평지에 있는 3305㎡(1000평) 밭 8년생 부사 나무에는 꽃이 만개해 열매솎기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도대체 이유를 알 수 없어 더 답답하다”고 했다.

꽃이 아예 피지 않아 잎만 무성한 사과나무
꽃이 제대로 펴 결실한 사과 나무

사과꽃이 피지 않는 기현상은 만생종 부사계통 오래된 나무 위주로 심하게 발생했다고 전문가와 농가들은 입을 모았다. 농가별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나무 한 그루 개화율이 평년과 비교해 30~40% 수준에 그쳤고, 심한 곳은 임씨 과원처럼 나무 전체에서 아예 꽃이 없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상 현상 원인으로 지난해 6~7월 폭우와 잦은비로 토양 속 양분이 많이 유실됐고, 8~9월 잎이 노랗게 변하면서 떨어지는 갈색무늬병 창궐, 늦가을 우박 등 이상 기후 후유증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동혁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센터장은 “지난해 유독 잦은비와 갈색무늬병 확산, 과다착과로 인한 해거리, 배수 불량밭, 고령목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에도 농가들은 정부가 물가 관리한다며 사과 수입을 거론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병욱 (사)전국사과생산자협회 경북도지회장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영주, 봉화, 안동 등 주산지 농가 위주로 이같은 현상이 많이 발생했다”면서 “사과 수확량이 준다고 하면 정부에서 또 수입 운운할까봐 농가들은 가슴앓이 하듯 제대로 말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가와 전문가들은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이런 이상 현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기술 연구와 보급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이인찬 경북 영주 풍기농협 조합장은 “농가에선 내년 농사를 위해 수세관리와 방제 등은 정상적으로 해야한다. 하지만 올해 사과 수확은 전혀 기대할 수 없어 피해 농가 어려움은 갈수록 가중될 수밖에 없다”면서 “안정적인 사과 생산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함께 일상화하는 이상기후를 대비하고 극복할 수 있는 품종 개발과 기술 보급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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