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즙 상처에 '쓱'…자가 치료하는 야생 오랑우탄 첫 발견

김태인 기자 2024. 5. 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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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약초로 즙을 내 상처를 치료하는 야생 오랑우탄이 처음 발견됐다. 자가 치료 한 달여 사이 상처가 아문 모습. 〈사진=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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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야생 오랑우탄이 약초를 이용해 직접 상처를 치료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습니다.

현지시간 2일 독일 막스 플랑크 동물행동 연구소 이자벨 로머 박사팀이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해당 연구팀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국립공원에서 오랑우탄을 연구하던 중 2022년 6월 오른쪽 눈 밑에 큰 상처를 입은 '라쿠스'라는 오랑우탄을 발견했습니다.

이 오랑우탄은 상처가 생긴 사흘 뒤부터 '아카르 쿠닝'이라는 약초의 줄기와 잎을 씹어 즙을 낸 뒤, 그 즙을 상처에 수 분간 반복적으로 바르고 약초를 먹기도 했습니다.
약초 '아카르 쿠닝'(왼쪽)으로 상처를 치료하는 수마트라 오랑우탄. 〈사진=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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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르 쿠닝은 동남아 열대우림에서 발견되는 덩굴식물로 항균과 항염 작용을 하는 약초입니다.

오랑우탄이 직접 이 식물을 이용해 상처를 치료한 지 닷새쯤부터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습니다. 연구팀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약 한 달 반 뒤에는 상처가 대부분 나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오랑우탄이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약초를 썼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오랑우탄이 상처가 아닌 다른 곳에는 약초를 바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 인간처럼 직접 상처를 치료하는 오랑우탄의 모습을 통해 인간과 유인원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이러한 자가 치료 행위가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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