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90시간 이상 근무, 의료사고 위험…'휴진' 울산의대 교수들 피켓시위

구단비 기자 2024. 5. 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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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께는 죄송하지만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100시간 일하는 건 위험하고 실제로 사고 나지 않으려면 52시간 근무가 지켜져야 된다고 보고 있어요."

이날 피켓시위에 참여한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는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고 교수들이 피켓시위에 참여한 이유는 의료 개혁이라는 이름하에 시작되는 것들이 현장에선 위기감이 크기 때문"이라며 "의대정원이 갑자기 증가하는 건 의료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인원을 늘린다고 해서 필수의료로 유입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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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민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등 50여명이 3일 오전 9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앞에서 피켓 시위에 나섰다./사진=구단비 기자

"환자분께는 죄송하지만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100시간 일하는 건 위험하고 실제로 사고 나지 않으려면 52시간 근무가 지켜져야 된다고 보고 있어요."

최창민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9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의대 교수 50여명은 오늘 하루 휴진하고 1시간가량의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피켓에는 '끝까지 환자 곁을 지키기 위해 휴진합니다. 주 9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환자를 저버리고 근거 없는 의료패키지를 강행할 동안 끝까지 환자 곁을 지키기 위해 지속 가능한 진료를 위해 불가피한 일부 휴진을 결정했습니다' '어제 밤을 새웠습니다. 하루 쉬고 다시 진료하겠습니다' '정부는 이곳에 없습니다. 불편한 환자와 지쳐가는 의료진만 있습니다' '최대 주 90시간 이상 근무하는 등 심각한 과로 상태에 있습니다' 등 호소를 담았다.

최 위원장은 "오늘은 저희가 매주 1회 휴진을 하기로 한 것의 시작"이라며 "지금까지 당직하며 유지했는데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 정부가 버티라는 것은 비상진료 체계로 내년까지 가자고 하는 것인데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살리겠다고 하는 필수의료 교수들이 지쳐 나가고 있다"며 "저는 사직 상태로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인 최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진료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 위원장은 "많은 의료제도가 잘못됐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며 "저는 제가 말한 것에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해결되면 돌아가겠지만 (해결되지) 못하면 교수는 그만두고 환자 곁으로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피켓시위에 참여한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는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고 교수들이 피켓시위에 참여한 이유는 의료 개혁이라는 이름하에 시작되는 것들이 현장에선 위기감이 크기 때문"이라며 "의대정원이 갑자기 증가하는 건 의료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인원을 늘린다고 해서 필수의료로 유입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크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은 여러 병동이 폐쇄되고 외래나 수술이 50% 전후로 축소됐지만 응급실과 중환자실은 필수의료 중 하나로 현재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며 "교수 3명이 3일에 한 번씩 당직을 서고 있고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꼬박 새우는 (열악한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피해자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인원이 이렇게 대거 빠져나간 상황에서 고강도 업무를 예전처럼 유지할 수 있느냐는 건 이제 누가 먼저 쓰러지느냐의 문제"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중환자를 대하는 의사지만 지금 상황에 있어서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 곁을 떠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중환자실 의사는 동일하다"며 "하지만 피켓에 적힌 것처럼 체력적인 한계는 분명히 있고 가능한 한 빨리 사안이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울산의대 교수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 의대증원을 멈춰야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전공의가 마음의 상처를 입은 걸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증원 중단이 가장 중요하다"며 "과학적인 방법으로 숫자를 정하자고 하면 당연히 동의할텐데 올해는 절대로 안 된다고 하니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50여명의 교수들은 예정된 진료와 수술을 미리 조율하고 휴진에 나섰다. 이날 오전 '2024 의료 대한과 울산의대 교육 병원의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비공개 세미나를 진행한다.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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