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질 게 없다”…벌마늘 피해 확산세 심상찮다

심재웅 기자 2024. 5. 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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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마늘 주산지인 도 서남부(대정읍·안덕면)를 중심으로 '벌마늘'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도 서부와 동북부 마늘 재배 지역에도 피해가 빠르게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부에서 북부로 생육이 진행됨에 따라 도미노처럼 '벌마늘' 피해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3306㎡(1000평) 규모로 마늘 농사를 짓는 고윤화씨(78·구좌읍 김녕리)는 "약 60%가 '벌마늘' 피해를 봤다"며 "건질 상품이 없어 농협과 계약한 물량도 맞추지 못할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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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남부서 서부·동북부로 확산
농가 “수확 때까지 늘어날 것”
전남·경남 등 피해 감지
정부, 재해 인정하고 수매 나서야
‘벌마늘’ 피해를 본 제주 마늘.

제주 마늘 주산지인 도 서남부(대정읍·안덕면)를 중심으로 ‘벌마늘’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도 서부와 동북부 마늘 재배 지역에도 피해가 빠르게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야말로 ‘벌마늘’이 마늘밭을 잠식하고 있다.

‘벌마늘’은 잦은 비, 일조량 부족 등으로 ‘2차 생장’이 발생해 마늘쪽이 정상보다 두배 정도 많아지는 현상이다. 먹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깐마늘 가공이 어려워 농가는 헐값에 판매할 수밖에 없다.

피해는 도 서남부에서 4월 중순부터 관측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피해가 해당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도 서남부와 동북부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남부에서 북부로 생육이 진행됨에 따라 도미노처럼 ‘벌마늘’ 피해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2차 생장’으로 잎이 새로 돋은 마늘.

고재우 제주고산농협 상무는 “한경면 지역도 ‘벌마늘’이 하루가 다르게 퍼지고 있다”며 “5월 중순 수확할 때까지 계속 늘어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원미경 김녕농협 상무도 “어제(1일) 현장을 돌아보니 업무구역 내 재배지역 가운데 40%가량 피해를 본 듯하다”며 “며칠 전보다 훨씬 심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가들은 걷잡을 수 없는 확산세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3306㎡(1000평) 규모로 마늘 농사를 짓는 고윤화씨(78·구좌읍 김녕리)는 “약 60%가 ‘벌마늘’ 피해를 봤다”며 “건질 상품이 없어 농협과 계약한 물량도 맞추지 못할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주변 농가들도 올해 농사 다 망쳤다고 아우성친다”고 귀띔했다.

피해가 급속도로 확산하자 도는 4월 16~17일 진행한 1차 조사에 이어 두번째 조사에 나섰다. 도 농업기술원은 4월30일부터 5월1일까지 이틀간 ‘벌마늘’ 피해 추가조사를 했다. 도 농기원 관계자는 “아직 최종 집계 전이어서 단정 짓긴 어렵지만, 1차 조사 때보다는 피해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도 농기원이 1차 조사 때 추정한 도내 ‘벌마늘’피해 발생율은 약 48%였다.

아울러 제주와 같이 ‘남도종’ 마늘을 재배하는 전남·경남 일부 지역에도 이런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정부의 신속한 현황 파악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양행석 도 원예진흥팀장은 “전남·경남에서도 평년보다 많은 ‘벌마늘’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 ‘벌마늘’ 피해 농업 재해 인정과 저품위 마늘 정부 수매를 건의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제주 외 다른 지역 피해 상황 등을 파악해 수용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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