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르서 미군 떠나는 군사 기지에 러시아군 진입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미군이 철수 중인 군사 기지에 러시아 병력이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 AP 통신 등이 현지 시각 2일 보도했습니다.

이는 니제르 군사 정부가 앞서 미국과 군사 협정을 파기하고 그간 주둔했던 미 병력 약 천 명 철수를 요구한 가운데 나온 움직임입니다.

익명의 미군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미군과는 섞이지 않고 니제르의 수도 니아메 국제공항 옆 101 공군 기지에 있는 별도의 격납고를 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CNN 방송도 러시아군과 미군이 적어도 몇 주간 같은 군사 기지에 머물며 작전을 수행해왔다고 미군 당국자 등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가 긴장 국면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서아프리카 군사 기지에서는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놓이게 된 겁니다.

니제르 당국은 미 정부에 러시아군 약 60명이 니제르에 주둔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 수는 확인할 수 없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군 병력 철수 후 미군 시설의 운명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미군 관계자는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단기적으로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아프리카 사헬지역(사하라 사막 남쪽 주변)에 속한 니제르에선 지난해 7월 쿠데타로 군부가 정권을 장악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러시아와 새로운 안보 협정을 맺은 데 이어 올 3월 미국에 군사 협정을 파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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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주 기자 (jjcheon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