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사이시옷] 군사법원에 밀려드는 도박 사건들... 군인들 도박 중독 실태는?

MBC라디오 2024. 5. 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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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형 변호사>
- 지난 6개월간 도박으로 검거된 청소년만 1000여명 이상
- 활성화 된 온라인 도박.. 필리핀-베트남 등에 직원들 상주
- 군인들도 쉽게 빠져들어.. 월급, 가족 돈까지 끌어 사용하기도
- 스마트폰 사용 가능하고, 서로 모여있다 보니 유행처럼 번져
- 보상심리는 인간의 본성.. 조심하지 않으면 누구든 중독
- 도박 중독은 엄연한 질병인데... 치료 선택하는 사람들 적어
- 도박중독 통합 부서 없어... 강당에서 비디오 틀어주는 교육 정도
- 온라인 도박사이트, 근절 불가능... 교육-예방으로 패러다임 바꿔야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안준형 변호사

◎ 진행자 > 사건과 사건 사이에 숨어 있는 빈 이야기를 채우는 시간, ‘사이시옷’. 안준형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 안준형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오늘은 어떤 이야기일까요?

◎ 안준형 > 오늘은 도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진행자 > 도박?

◎ 안준형 > 네, 최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일명 국수본이라고 하죠. 거기서 작년 9월부터 한 6개월 동안 청소년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을 벌였었는데요. 여기서 검거된 청소년이 무려 1035명이나 됐다는 겁니다.

◎ 진행자 > 청소년인데요?

◎ 안준형 > 청소년 중에서도 이 1035명 중에서 800명은 고등학생이었고 중학생도 무려 228명이나 됐습니다. 또 초등학생도 2명이나 있었고요. 가장 어린 친구는 나이가 9살이었습니다.

◎ 진행자 > 9살인데요?

◎ 안준형 > 그렇죠. 그래서 국수본에서도 청소년 도박범죄의 심각성이 있다고 보고 올해 5월부터 다시 6개월 동안 청소년 사이버도박 특별 단속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 진행자 > 청소년 같은 경우 주로 사이버 도박입니까?

◎ 안준형 > 그렇죠. 요새 청소년들은 주로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인터넷으로 도박을 하다 적발된 사례들입니다.

◎ 진행자 > 변호사님 주변을 돌아볼 때 진짜로 도박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 안준형 > 네, 진짜 많습니다. 저는 실제로 사건화가 된 경우만 보잖아요. 경찰에 잡히거나 재판을 받게 되거나 그런 사람들만 만났는데도 정말 도박 사건이 많기는 많아요. 과거에도 많았는데 제 체감상 계속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그래요. 그러면 최근의 추세는 사설도박장 이런 게 아니라 온라인.

◎ 안준형 > 네, 저희 과거에 뉴스 같은 거 보면 비닐하우스 같은 도박장 만들어가지고

◎ 진행자 > 영화에도 종종 나오잖아요.

◎ 안준형 > 그렇죠. 일망타진하고 이런 뉴스가 꽤 나왔었어요. 근데 아마 못 보신지 됐을 거예요. 왜냐하면 오프라인에서는 사실상 사설 도박장들이 많이 없어졌고요.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게 요즘 홀덤펍이 많이 생겼잖아요. 홀덤펍에서 몰래, 문 닫고 몰래 사설도박장 운영하는 거 말고는 오프라인 도박은 거의 많이 없어졌고요. 문제는 온라인 도박사이트예요. 지금도 구글이나 해외 SNS계정에다가 토토 베팅 이렇게만 쳐도 한국어로 된 도박사이트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거든요.

◎ 진행자 > 해외 사이트인데도. 한국인을 대상해서.

◎ 안준형 > 그렇죠. 보통 한국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 워낙 우리나라 수사력이 좋기 때문에 일주일이면 잡혀요. 그래서 대부분의 도박 사이트들이 베트남이랑 필리핀이랑 이런 데다가 서버를 두고 실제로 직원들도 외국에 상주하면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청소년 말고 군인들도 도박을 많이 해요?

◎ 안준형 > 네, 요즘 군대 내에서도 도박 문제가 되게 심각하고 국방부도 이에 대해서 되게 힘들어하고 있는데요. 저도 지난달에 도박사건 때문에 군사 재판을 다녀왔었거든요.

◎ 진행자 > 그래요.

◎ 안준형 > 제 의뢰인은 이제 막 일병으로 진급한 어린 병사였어요. 나이도 스무 살밖에 안 됐고, 근데 이 친구는 고등학교 때부터 취미로 불법 도박사이트를 했었던 거죠. 근데 군대 가고 나서도 못 끊고 계속하다가 처음에는 요즘 군인들 월급이 조금 올랐잖아요. 그걸 가지고 하다가 부모님 돈까지 끌어서 하다가 그런데 문제가 된 건 군대 내에서 다른 장병들한테 돈을 빌려서 도박을 한 거예요.

◎ 진행자 > 진짜 중독이네요.

◎ 안준형 > 그렇죠. 그래서 이게 문제가 돼서 재판까지 받게 됐는데 제가 인상 깊었던 건 제가 재판을 하러 갔을 때 제 앞 사건도 도박 사건이고 제 뒷 사건도 도박 사건인 거예요. 그래서 군대 내에서 요새 도박 사건이 진짜 문제가 심각하구나라고 좀 느끼고 왔습니다.

◎ 진행자 > 스마트폰 사용을 할 수 있으니까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도박을 하는 거네요.

◎ 안준형 > 그렇죠. 아무래도 요즘 장병들이 일과 후에는 전부 다 휴대전화를 사용하잖아요. 휴대전화로 도박사이트 접속하는 것도 너무 쉽고 도박 게임하는 것도 너무 쉬워졌고요. 또 아무래도 군대는 서로 모여 있다 보니까 누군가가 옆에서 도박으로 오늘 몇 십만 원 땄어 이러면 유행처럼 우르르 같이 하고 이런 문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근데 도박이 주변에 피해를 끼친다는 점이 더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거잖아요. 가족 주변에까지.

◎ 안준형 > 네, 그렇죠. 처음에는 자기가 가진 돈으로 하죠. 자기 월급으로 하고 또 자기가 가진 재산을 탕진하고 나면 도박 사건은 열이면 열, 결국 가족한테 손을 빌리게 돼요. 가족 돈으로 하다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주변 사람들한테 거짓말로 돈을 빌리기 시작합니다. 나한테 투자를 해라. 아니면 내가 급한 일이 생겼다 이러면서 근데 그렇게 되면 단순히 도박죄뿐만 아니라 사기죄로 처벌을 받게 되거든요.

◎ 진행자 > 그렇게 되나요?

◎ 안준형 > 사실 도박죄는 법정형도 낮고 피해자가 명확하지 않은 범죄이기 때문에 대부분 집행유예로 마무리가 돼요. 그런데 사기죄까지 넘어가면 실형을 면할 수가 없어요.

◎ 진행자 > 속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재산상 피해를 줬으니까 사기죄가 성립이 되겠네요.

◎ 안준형 > 네, 그렇습니다.

◎ 진행자 > 근데 이 도박중독에 빠져드는 원인이라고 할까요? 어때요. 보면?

◎ 안준형 >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요. 대부분은 호기심에 처음에 시작을 하게 되거든요. 근데 제가 도박중독 전문의를 만나서 얘기를 해봤는데 사행성이라고 하잖아요. 이게 결국은 보상 심리인데 그게 우리 인간의 본성 중에 하나라는 거예요. 과거에서부터, 인간이 사냥을 하게 되면 적은 확률이지만 성공했을 때 큰 보상을 얻게 되잖아요. 우리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이 있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누구나 도박중독에 빠져들 수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 진행자 > 그러니까요. 문제는 이걸 또 하나의 어떤 질병으로 보고 치료를 하느냐 마느냐 이게 상당히 중요한 문제네요. 처벌도 중요하지만.

◎ 안준형 > 네,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이게 제대로 되고 있다고 평가를 하세요?

◎ 안준형 > 아직 미흡하긴 한데요. 사실은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도박중독을 엄연히 정신질환으로 보고 있고요. 질병코드도 나와 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 정신과에서도 가보면 도박장애라는 말을 쓰더라고요.

◎ 진행자 > 도박장애.

◎ 안준형 > 도박장애가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해야 되는데 사실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박을 했다고 해서 병원에 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아직은.

◎ 진행자 > 본인 스스로 질병으로 간주를 안 하는 거죠.

◎ 안준형 > 그렇죠. 내가 언제든지 그만할 수 있는데 이게 무슨 정신병이야 이렇게 생각하고 안 가는 것도 문제고, 가족들도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 치부하기 때문에 전문가를 안 찾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진행자 > 아직 치료센터가 많으냐 적으냐는 둘째 치고 있는 치료센터도 잘 안 찾아간다.

◎ 안준형 >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치료센터도 문제가 있는데요. 지금 사실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중독치료센터 이런 것들이 다 있기는 있어요. 근데 아직까지 통합적으로 도박중독에 대한 통합적인 부서가 없기 때문에 지금 현재도 문제가 있고요. 근데 정부도 노력을 안 하고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제가 찾아보니까 올해 2월에 국민통합위원회라고 있죠. 거기서 도박극복프로젝트라는 특별위원회가 출범을 했고요. 여기서 도박중독의 치료와 재활에 대해서 각 정부 부서를 넘나드는 그런 해결책을 만들어보겠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 같긴 합니다.

◎ 진행자 > 근데 사법처리가 되는 경우에는 판결에 치료 이런 것도 들어가지 않습니까?

◎ 안준형 > 근데 도박관련해서는 치료감호나 이런 거는 청구된 경우는 저는 보지는 못했어요.

◎ 진행자 > 몇 시간 교육 받아라 이런 거 있을 수 있잖아요.

◎ 안준형 > 교육은 있습니다. 한 40시간씩 교육을 내리는데요. 문제는 이 교육의 질이 1대1로 상담하고 교육하고 이런 게 아니고요.

◎ 진행자 > 그냥 쫙 모아놓고 강연하고 이러는 겁니까?

◎ 안준형 > 강당 같은 데 다 모아놓고 비디오 틀어주는 그 정도 교육밖에 안 돼요.

◎ 진행자 > 그러면 치료센터를 찾아가도 마찬가지입니까?

◎ 안준형 > 치료센터에서도 대부분 비디오교육, 단순 상담교육, 이 정도밖에 안 되죠. 그래서 도박에 빠진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면 상담센터 정도만 찾아가기보다는 전문의가 있는 중독 치료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 먼저 가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 진행자 > 그러네요. 사건도 여러 가지를 수임을 해보셨다고 하시니까 겪어보신 바로는 가장 먼저 제도적으로 손을 봐야 되는 건 조금 아까 말씀하신 바로 그 부분.

◎ 안준형 >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도박이라는 게 범죄잖아요. 그래서 우리나라 형사처벌의 초점은 도박사이트를 일망타진해서 없애겠다라는 취지가 있어요. 그래서 도박사이트가 근절이 되면 도박도 없어지지 않겠냐 이런 생각이 있는데 사실은 현실적으로 도박사이트를 근절시키는 건 불가능에 가깝거든요.

◎ 진행자 > 차단해도 또 다른 게 생기겠죠.

◎ 안준형 > 그렇죠. 그리고 대부분의 서버가 외국에 있고 또 외국 같은 경우에는 이 온라인 도박사이트가 합법인 국가들도 많단 말이에요. 일례로 필리핀 같은 경우는. 그렇기 때문에 이 사이트를 근절시키는 게 좀 불가능해요. 그래서 패러다임을 바꿔서 도박에 대한 수요, 즉 도박중독의 교육과 치료에 포커스를 맞출 필요가 있지 않을까. 특히 통계를 보면 남성 같은 경우는 청소년기에 도박에 제일 많이 빠지고 여성 같은 경우는 중년에 많이 빠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도박 예방 교육 같은 데 힘을 쓰면 이 도박 범죄가 줄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있습니다.

◎ 진행자 > 옛날 뉴스가 생각이 나는데 마을 주민 몇 명이 점당 100원짜리 고스톱을 쳤는데 이걸 도박으로 봐야 되느냐 놀이로 봐야 되느냐를 갖고 사법적 쟁점이 붙었다, 이런 뉴스를 제가 기억을 하는데.

◎ 안준형 > 네, 그런 사건도 있었습니다.

◎ 진행자 > 이건 그 차원이 아닌 거잖아요.

◎ 안준형 > 그렇죠.

◎ 진행자 > 알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제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서 오늘 이야기 마무리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안준형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준형 > 감사합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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