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러 간 대규모 정제유 거래 밝히며 경고…‘제재 감시망’ 건재함 과시

2024. 5. 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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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탈북민 강제북송 재개 정황…정부 “中과 협의 지속”
北, 해외에서 테러 준비 징후…5개 공관 테러 경보 격상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 [AFP]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미국이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및 정제유 거래를 겨냥해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함께 신규 제재를 이달 중 단행할 방침을 밝혔다. ‘제재 감시’ 역할을 해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임기가 종료된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감시망이 여전히 견고하게 작동되고 있다는 것을 경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지난 3월 한 달 동안에만 북한에 16만5000배럴 이상의 정제유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7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르면 북한은 매년 50만 배럴을 초과하는 정제유를 수입할 수 없고, 정제유를 공급한 나라들은 매월 30일까지 전달의 공급량을 보고해야 한다.

커비 보좌관은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탄도 미사일 등을 공급받은 대가로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했다는 점을 시사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같은 날 “미국은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와 정제유 이전에 협력하는 자들에 대항한 제재를 계속 부과할 예정”이라며 “이달 중 조율된 신규 제재 지정을 공표하기 위해 호주, EU, 일본, 뉴질랜드, 한국, 영국 등 파트너들과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 패널 임기가 지난 4월30일자로 종료된 후 나온 반응이다. 지난 3월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감시망 역할을 해온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제사회에 후속 조치 마련에 나섰다. 한미일 등 유엔 회원국 50개국은 새로운 대북제재 감시단 출범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북러 간 밀착 행보가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최근 탈북민 강제북송을 재개했다는 보도가 나와 우리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탈북민 단체인 겨레얼통일연대는 지난달 26일쯤 중국 지린성 바이산 구류소에서 200여 명의 탈북민이 북한으로 송환됐다는 증언을 공개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탈북민 구출 활동을 벌이는 선교회의 말을 인용해 “중국 투먼과 훈춘에서 구금 중이던 탈북민 50~60명이 지난달 26일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인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막 직후 탈북민 500~600명을 강제북송한 사실이 공개돼 지탄을 받았다. 우리 정부는 이번 증언들에 대해 강제북송 여부에 대해서는 확언하지 않았다. 다만 “해외 체류 탈북민들이 자유의사에 반해 강제북송돼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탈북민과 관련하여 정부는 각 급에서 다양한 계기에 중국과 계속 협의해 오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 정부는 2일자로 주캄보디아 대사관, 주라오스 대사관, 주베트남 대사관, 주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관, 주선양 총영사관 등 5개 재외공관에 대한 테러 경보를 ‘관심’에서 ‘경계’로 두 단계 상향 조정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북한이 중국과 동남아·중동 등 국가에서 요원을 파견해 우리 공관에 대한 감시를 확대하고, 테러 목표로 삼을 공관원이나 국민을 물색하는 등 구체적인 활동을 전개하는 정황을 포착한 데 따른 조치다.

국정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장기체류 해외 파견자들의 귀환이 시작되면서 엘리트층의 이탈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해외 파견 북한인들을 관리·감시하는 공관 간부 및 보위성 등 특수기관원들이 ‘자발적인 이탈 사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외부 소행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허위 보고하고, 우리 공관원 대상 보복을 기도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해외 테러 동향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공관과 공관원 및 재외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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