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러, 북에 대규모 정제유 운송…제재 부과할 것”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공급 한도를 초과해 막대한 양의 정제유를 제공했다고 미국 백악관이 2일(현지시간) 밝혔다. 백악관은 러·북 간 무기 및 정제유 거래에 관여한 이들에 대한 추가 제재 부과를 예고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지난 3월 한 달 동안 북한에 16만5000배럴 이상의 정제유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와 북한 상업항구가 가깝다는 점을 고려할 때 러시아는 (북한에) 이러한 물량을 무한정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7년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라 북한이 연간 수입할 수 있는 정제유는 50만 배럴로 제한된다.
이날 백악관의 발표는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인해 공식 해체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는 패널 임무 갱신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동시에 보스토치니항에서 북한으로 정제유를 운송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러시아의 안보리 결의 위반을 감추기 위한 계산된 움직임”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 및 정제유 거래를 촉진하는 데 관여한 이들”에 대해 추가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호주, 유럽연합, 일본, 뉴질랜드, 한국, 영국 등 파트너들과 함께 (대북) 독자 제재를 조율해왔으며 앞으로도 이런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지난 3월 ‘강화된 차단(Enhanced Disruption) 태스크포스’를 출범하고 안보리 결의상 유류 반입 제한을 초과한 북한의 정제유 반입 현황과 차단 방안을 협의해 오고 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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