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전자담배, 무심코 버렸다간 ‘火들짝’ [현장, 그곳&]

오민주 기자 2024. 5. 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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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등서 손쉽게 구매 이용자 늘었지만
폐기방법 몰라 대부분 일반쓰레기와 버려
리튬 배터리 내장돼 있어 폭발·화재 위험↑
재활용協 “명확한 지침·제도적 기준 시급”
환경부 “제품 분리 등 가이드라인 만들 것”
2일 수원특례시 장안구 송죽동의 편의점에서 한 남성이 일회용 전자담배를 버리고 있다. 오민주기자

 

“일회용 전자담배는 배터리 분리도 안 되는데 따로 폐기 방법이 있는 건가요?”

2일 오전 10시께 수원특례시 영통구 망포동의 한 편의점.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던 아르바이트생이 쓰레기통 안에서 일회용 전자담배 여러 개를 발견했지만, 배터리가 분리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아르바이트생 김모씨(20대)는 “쓰레기를 정리하다 보면 일회용 전자담배가 자주 나온다”며 “따로 분류한 적은 없고 일회용 쓰레기와 같이 버린다”고 전했다.

같은 날 오후 화성시 반월동의 한 골목. 담배를 피우던 한 남성이 몇 분 후 전봇대 아래 쓰레기봉투에 일회용 전자담배를 버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취재진이 배터리를 분류해서 버려야 한다고 하자, 그는 “배터리를 따로 버리려고 해도 따로 뺄 방법이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편의점 등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일회용 전자담배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폐기 방법이 명확하지 않아 안전한 폐기 처리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한국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건전지, 보조배터리 등 소형 전지류는 전용 수거함에 배출해야 한다. 배터리가 압력을 받거나 오랜 시간 방치돼 수분이 스며드는 경우 폭발이 일어나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월21일 평택의 한 폐기물재활용업체에서 리튬 폐배터리를 파쇄하던 중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배터리가 내장된 일회용 전자담배의 명확한 폐기 처리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일회용 전자담배에 내장된 배터리를 분리하는 것도 어려워 대부분 그대로 버려지는 실정이다. 일회용 전자담배 업체에 폐기 방법을 문의하자, 지자체 상황에 따라 폐기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니 지자체 담당자에게 문의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시정 한국전지재활용협회 사무국장은 “리튬 계열 전지는 수분이나 충격에 의해 화재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가연성 있는 일반 쓰레기와 섞여 있으면 위험하다”며 “일회용 전자담배 폐기 방법이 제도적으로 정리돼 있지 않아 혼란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명확한 지침을 만들고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차 전지류 폐기로 최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일반 국민들이 어떤 제품을 어떻게 분리해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가금연지원센터의 ‘액상형 전자담배 현황’ 자료를 보면 일회용 전자담배를 포함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2019년 3.3%에서 2021년 4.7%로 증가하는 추세다.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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