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이 보일 만큼 큰 부상이었지만 구급차 못 탔다...강릉시민, 앞으로 구급차 2대 배치 계획

[인터풋볼] 가동민 기자=강릉시민축구단 박선주가 경기 중 머리를 다쳤지만 구급차가 아닌 승합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했다.

강릉시민축구단은 27일 오후 3시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린 2024 K3리그 7라운드에서 FC목포와 1-1로 비겼다.

이날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 전반 35분 박선주(강릉시민축구단)가 상대와 공중볼 경합 후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박선주는 고통을 호소했고 주심은 즉시 경기를 중단했다. 양 팀 선수들은 의료진에게 빨리 들어오라며 소리쳤고 의료진과 함께 들것이 투입됐다.

의료진은 박선주의 몸상태를 확인했고 박선주는 들것을 통해 터치라인으로 옮겨졌다. 의료진은 계속해서 박선주의 상태를 점검했다. 충돌이 일어나고 4분이 지나서 박선주를 이송하기 위해 차량이 들어왔다.

하지만 구급차가 아닌 승합차가 들어왔다. 해당 차량은 부상자 이송을 위해 대기해 놓던 차량이었다. 박선주는 의료진의 부축을 받아 직접 옆으로 차량에 올라탔다.

박선주는 목포 내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박선주는 피부 안쪽 두개골이 보일 정도로 이마가 깊게 찢어졌고, 뇌진탕 증세도 보였다. 박선주의 상태가 심각해 광주의 상급 병원으로 옮겨져야 했다. 당시 해당 병원에는 이용할 수 있는 구급차가 없었고 구단은 경기장에 배치된 구급차 사용을 경기 감독관에게 요청했다.

경기 감독관은 구단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기 감독관은 구급차가 광주까지 이동한 후에 경기장으로 돌아오면 장시간 경기가 중단되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사설 구급차로 이송됐고 수술을 받았다.

K리그1과 K리그2에서는 필수로 최소 구급차 2대를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K3리그와 K4리그에서 구급차는 1대와 예비용 일반차량 1대가 필수다. 해당 경기에서는 부상 선수에 대응하기 위해 구급차 1대와 예비용 일반차량 1대가 있었다.

구급차 사용은 주심과 경기 감독관이 상의 하에 결정한다. 이송을 위해 구급차가 경기장을 떠나면 새로운 구급차가 올 때까지 경기는 중단된다. 경기장에 구급차가 없는 상태로 추가 부상자가 발생하면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구급차는 보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 박선주가 일반 차량을 타고 병원으로 간 건 주심과 경기 감독관의 판단이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뇌, 심장 이상 등 위급한 상황에서만 구급차를 사용한다.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일반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구급차 사용은 주심과 경기 감독관이 상의해서 결정한다"라고 밝혔다.

강릉시민축구단은 "규정상 구급차를 이용하지 않은 것이 잘못되지 않은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박선주 선수는 머리에 충격을 입었고 뇌진탕 증세가 있었다. 박선주 선수는 본인이 차에 탄 것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정도였다. 이게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고 할 수 있나"라며 구급차를 사용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사설 구급차 비용을 원정팀인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급차 준비는 홈팀의 몫이다. 그런데 경기장에 있는 구급차를 사용하지 못했다. 홈팀 입장도 이해가 간다. 리그를 운영하는 대한축구협회도 역할을 다했으면 좋겠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강릉시민축구단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홈경기에서 구급차 2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오는 4일 열리는 울산시민축구단과 경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강릉시민축구단은 "이번 일을 계기로 K3리그와 K4리그가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박선주는 두개골이 보일 만큼 이마가 깊게 찢어졌고 뇌진탕 증세도 보였다. 다행히 수술을 무사히 마쳤고 정상 컨디션을 회복 중이다. 다음주에 실밥을 풀고 재활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선주의 복귀까지 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