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든 범인 향해 탕탕탕…실전처럼 쐈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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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신속히 순찰차 뒤로 몸을 숨겼다.
사제 총기를 든 범인은 총을 버리라는 투항 명령에도 경찰관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난동범과의 거리는 단 15m. 경찰관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두 팔을 뻗어 총기를 난동범의 허벅지를 조준했다.
1.5㎏의 검은색 방탄조끼를 착용한 경찰관들은 강한 반동에도 꿈쩍하지 않은 채 표적 안으로 정확히 총알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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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난동범 제압상황 등 가정
원거리 표적 등 '실전형' 강화
# "총 버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신속히 순찰차 뒤로 몸을 숨겼다. 사제 총기를 든 범인은 총을 버리라는 투항 명령에도 경찰관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난동범과의 거리는 단 15m. 경찰관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두 팔을 뻗어 총기를 난동범의 허벅지를 조준했다. 실탄 3발이 범인 허벅지에 꽂히며 상황은 종료됐다.
지난 30일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실시된 서울경찰청 특별사격 훈련. 실탄 한 발이 발사될 때마다 총구에서 빨간 불꽃이 튀었다. 1.5㎏의 검은색 방탄조끼를 착용한 경찰관들은 강한 반동에도 꿈쩍하지 않은 채 표적 안으로 정확히 총알을 발사했다.
경찰청은 올해 1월 '2024년 경찰 인재 개발 기본계획'에 따라 사격훈련을 '실전형'으로 개선했다. 지난해 시민들을 불안하게 했던 흉기 난동 사건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다. 현장 경찰관의 대응 능력을 높이는 데 최우선 목표를 뒀다.
이전까지 진행된 사격훈련은 15m 떨어진 표적에 실탄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훈련 내용이 개정되면서 '시나리오별 실전 훈련'이 추가됐다.
이날은 칼이나 사제 총기를 지닌 난동범을 제압하는 상황을 가정해 사격훈련이 진행됐다. 흉기의 특성에 따라 사격 거리도 달리했다. 칼을 소지한 난동범은 10m 거리에서, 사제 총을 지닌 난동범은 15m 거리에서 사격하도록 훈련을 구성했다.
총의 경우 먼 거리에서도 시민들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 있기에 원거리에서 사격하도록 훈련 내용을 구성했다. 이와 함께 일어선 채 사격하는 '서서 쏴' 자세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사격하는 '무릎 쏴' 자세를 번갈아 가며 훈련했다.
표적에는 사람의 하반신이 그려져 있었다. 허벅지 5점·종아리 4점·골반부 2점으로 점수가 책정됐다. 흉기를 버리라는 투항 명령을 하는 것부터 공포탄 발사와 실탄 발사까지 모두 실전과 같은 상황에서 진행됐다.
원형의 점수판이 그려진 곳에 사격하는 '완사' 훈련과 제한된 시간에 사람의 하반신이 그려진 표적에 사격하는 '속사' 훈련이 함께 이뤄졌다. 15초간 5발을 쏴야 하는 속사 훈련은 제한된 시간이 끝나면 표적이 자동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 외에도 권총집에서 권총을 꺼내는 숙달 훈련도 추가했다. 매해 2회 시행되는 정례사격 외 특별사격 횟수도 연 2회에서 4회로 늘렸다.
이날 훈련에 참여한 A경위는 "실탄만 발사하던 이전과 달리 공포탄도 직접 쏠 수 있어 실제 현장에서 대응할 때와 비슷한 상황으로 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B경사는 "이전에는 고정된 표적에 사격만 했다면 지금은 각기 다른 상황이 부여되니 실제 현장에 있는 것처럼 몰입이 된다"며 "현장에서도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양상모 서울경찰청 교육계장은 "실제 상황에서도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하도록 훈련하는 것이 목표"라며 "범죄 상황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데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현장 경찰관들의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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