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성수기지만 카네이션 농가 ‘3중고’

서효상 기자 2024. 5. 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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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네이션농가가 작황 부진에 생산비 증가, 소비 트렌드 변화까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기상이변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저렴한 외국산 카네이션 수입을 상시화하면서 국산 카네이션 산업은 벼랑 끝에 서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네이션 소비 문화가 급속히 위축된 것도 농가들의 어려움을 더하는 데 한몫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카네이션 소비 부진으로 손해를 본 수입업자가 많은데다 콜롬비아 현지 작황이 좋지 않아 반입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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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비 늘고 작황부진 ‘타격’
가정의 달 선물 선택폭 확대
꽃 찾는 수요 점점 줄어들어
외국산, 국내시장 80% 점유
부산 강서구에서 카네이션을 재배하는 송학민씨(오른쪽)와 신봉준 부경원예농협 과장이 출하를 앞둔 카네이션 품위를 살펴보고 있다.

국내 카네이션농가가 작황 부진에 생산비 증가, 소비 트렌드 변화까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기상이변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저렴한 외국산 카네이션 수입을 상시화하면서 국산 카네이션 산업은 벼랑 끝에 서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네이션 소비 문화가 급속히 위축된 것도 농가들의 어려움을 더하는 데 한몫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5월 가정의 달을 이틀 앞둔 4월29일, 부산 강서구의 화훼농가 송학민씨 시설하우스. 카네이션을 28년째 재배한다는 송씨의 표정은 어두웠다. 재배면적은 6610㎡(2000평)로, 지난해 9월 모종을 심기 시작해 올해 3월 중순 수확을 개시했다. 송씨는 “모종 심을 때인 지난해 9월에는 날씨가 더웠고, 올 2∼3월에는 흐린 날이 많아 꽃이 잘 크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런데 생산비는 더 들었다. 일조량 부족으로 부진한 생육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영양제·비료를 더 자주, 더 많이 뿌렸기 때문이다. 인건비 부담도 커졌다. 송씨는 “올해는 성인 여성 한명당 일당을 8만원씩(점심값 제외) 지급하고 있다”며 “지난해(7만5000원)보다 5000원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2월 중순부터 잔가지 제거 작업을 위해 고정적으로 작업인부 4명을 쓴다. 3월 중순 수확 작업에 들어가면서는 때에 따라 더 많은 인부를 고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수확량은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일반적으로 수확량이 줄면 가격은 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국산 카네이션 가격은 생각만큼 오르지 않았다. 그는 “경영비는 고사하고 생산비도 건지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올 4월1∼29일 서울 서초구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공판장에서 카네이션은 한단당 평균 6813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7023원)에 견줘 3% 낮다. 최근 3개년 평균(7368원)과 비교해선 8% 하락했다. 수확량이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체감 하락폭은 더욱 크다.

가정의 달 소비 트렌드가 변화한 것도 카네이션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aT 화훼공판장 경매사는 “건강기능식품이나 마사지기 등 가정의 달 선물의 폭이 넓어져선지 카네이션을 찾는 수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더이상 ‘가정의 달엔 카네이션’이라는 공식은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카네이션 수요 부진은 수입에도 영향을 미쳤다. aT 화훼공판장 관계자에 따르면 수입 카네이션은 중국산과 콜롬비아산이 양분한다. 이 가운데 올해는 콜롬비아산 수입량이 다소 줄어들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지난해 카네이션 소비 부진으로 손해를 본 수입업자가 많은데다 콜롬비아 현지 작황이 좋지 않아 반입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시중 유통되는 카네이션 가운데 외국산과 국산 비율은 8대2 수준으로 추산된다. 콜롬비아산 가격은 국산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지만 중국산은 국산의 절반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러하니 카네이션을 재배하는 국내 농가수는 빛의 속도로 줄고 있다. 부경원예농협에서 20년 넘게 화훼 경매를 담당한 신봉준 과장은 “5년 전만 해도 강서구 일대에 카네이션농가가 30∼35곳 정도 됐는데 이제는 5곳밖에 남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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