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무역 對中 매파 돌아오나”… 中, ‘트럼프 재집권’ 리스크 비상
反中정책 주도했던 폼페이오
무역 책사 라이트하이저 복귀 점쳐
中, 더 센 외교-무역전쟁 대비나서
즉흥적이고 예측이 어려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향이 중국의 대만 대응을 어렵게 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지만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은 안 된다”는 원론적 발언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은 협상 카드다. 어떻게 할지 미리 알려주는 것은 바보”라며 중국에 전략적 불확실성을 안겼다.
● 中, 라이트하이저-폼페이오 복귀 우려
이에 따라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평균 관세는 트럼프 1기 출범 이듬해인 2018년 3%에서 2019년 말 21%로 치솟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초 “재집권하면 중국 제품에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타임지 인터뷰에서도 “멕시코에서 만든 중국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는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중국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 당시 중국에 적대적이었던 주요 인사들의 복귀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의 무역 책사’로 불리는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트럼프 2기 출범 시 통상정책을 관할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는 저서 ‘공짜 무역은 없다’에서 중국의 과잉 생산과 헐값 수출이 미 경제에 큰 해를 끼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만 독립을 지지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강도 높게 비판해온 폼페이오 전 장관의 복귀 가능성도 껄끄럽긴 마찬가지다. 그는 장관 퇴임 후인 2022년 9월 대만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이 대만을 독립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고 했고 시 주석을 ‘약탈자(predator)’ ‘전체주의 신봉자’ 등으로 비판했다.
중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중국의 고립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WSJ는 냉전 당시 옛 소련에 맞서기 위해 중국과 밀착했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러시아와 밀착해 중국을 견제하는 ‘역(逆)닉슨’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트럼프 “대만은 협상 카드”
중국이 가장 중시하는 의제인 대만에 대한 두 전현직 미 대통령의 입장 차이도 상당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차례 “‘하나의 중국’ 원칙은 인정한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NBC 인터뷰, 최근 타임지 인터뷰에서 모두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타임지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방어에 나서겠느냐’는 질문에 “협상 카드를 내보이는 건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마주할지 모르는 대만 또한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20일 취임을 앞둔 라이칭더(賴淸德) 총통과 샤오메이친(蕭美琴) 부총통 당선인은 “미 대선 승자와 관계없이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샤오 당선인은 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가안보포럼에 보낸 화상 연설에서 “대만과 미국은 심각한 안보 위협에 직면했다”며 양국의 군사 협력을 강조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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