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과 엘리, 2000년대생 호타준족 괴물의 등장

배준용 기자 2024. 5. 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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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KIA 김도영·미 MLB 엘리 데 라 크루즈

한미 프로야구에 올 시즌 같은 또래 호타준족(好打駿足·장타력과 빠른 발을 갖춘 선수) 수퍼스타가 질주하고 있어 야구계가 들썩이고 있다. 한국에선 KIA 3루수 김도영(21), 미국에선 신시내티 레즈 유격수 엘리 데 라 크루즈(22)가 그 주인공이다. 김도영은 우타자, 데 라 크루즈는 투수에 따라 타석을 바꾸는 스위치히터다.

그래픽=김현국

2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4월 월간 MVP 후보로 김도영 등 6명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김도영이 가장 돋보인다는 평가다. 올 시즌 33경기에 나서 타율 0.333 10홈런 26타점 31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993, 도루 14개를 기록했다. 도루 2위, 득점 2위, 홈런 3위, OPS(출루율+장타율) 4위다.

지난달 25일 키움과 원정 경기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터트리며 KBO리그 처음으로 월간 10홈런-10도루라는 진기록도 달성했다. 장타력에 주력, 수비력까지 갖춰 ‘육각형 선수(모든 능력치가 고루 높은 선수를 묘사하는 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교(광주동성고) 시절 ‘제2의 이종범’이란 별명으로 불리던 게 과장이 아니었다는 점을 성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이종범과 이병규, 제이 데이비스, 홍현우, 박재홍, 에릭 테임즈 등 6명이 기록한 30홈런-30도루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테임즈는 2015년 47홈런, 40도루로 40-40을 작성했다.

야구계에선 “겨우 프로 3년 차 21세인 나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관심을 안 가지려야 안 가질 수 없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는다. 김도영은 “요즘 멘털에 대해 공부한다”면서 “견제를 받아서 기분 좋다. 내 장점으로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팀 선배 박찬호(29)에게 유격수 자리를 양보하고 지금은 3루수로 주로 뛰고 있다.

그래픽=김현국

한국에 김도영이 있다면 미국 메이저리그(MLB)에는 엘리 데 라 크루즈 열풍이 거세다. 레즈 전설인 조이 보토(41)는 그에 대해 “지금까지 본 선수 중 가장 빠르고 가장 힘 있고 가장 어깨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196㎝ 장신이 그라운드를 먼지 날리게 달리는 광경은 장관이다.

지난해 데뷔, 올 시즌 2년 차인데 31경기 타율 0.280 8홈런 18도루 27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내셔널리그)에서 도루 1위, 홈런 2위, 득점 4위, OPS 5위다. 지금 분위기라면 시즌 전체 41홈런 94도루가 가능하다. 지난해 신인 시절만 해도 “도루 능력과 수비에서 송구가 탁월하지만 타격에선 콘택트 능력이 약하다”는 평가였지만 올 시즌엔 그 약점을 극복해가는 모양새다.

현지 언론들은 “오타니와 올 시즌 내셔널리그 MVP를 놓고 경쟁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데 라 크루즈는 지난해 7월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1루에 출루한 다음, 2루·3루를 훔치고 홈스틸까지 성공하면서 그 진가를 보여준 바 있다. 지난달 브루어스전에서는 비거리 137m짜리 대형 홈런을 친 데 이어 빠른 발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장내 홈런)까지 만들어 내며 ‘호타준족’의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이 젊은 수퍼스타 기대주들 모두 관건은 부상 없이 꾸준하게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피크(peak)’보다는 ‘페이스(pace)’ 유지가 중요하단 얘기다. 이범호 KIA 감독은 “시즌이 계속되면 체력이나 다른 문제로 슬럼프가 올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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