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가장 가난했던 대통령의 암 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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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는 가격 라벨이 붙어 있지 않으니 저는 가난하지 않습니다”, “권력은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단지 그 사람의 진짜 모습만 드러낼 뿐입니다”, “우리는 진짜 숲을 파괴하고 익명의 콘크리트 숲을 만들고 있습니다”.
어느 정치인의 어록이다. 국내 인사의 발언이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외국, 그것도 지구 반대편 나라의 셀럽이다.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88) 이야기다.
대통령 재임(2010~2015년) 시절 월급 대부분을 사회단체 등에 기부했다. 국가가 제공하는 최고급 승용차 대신 1987년형 하늘색 폴크스바겐 비틀을 타고 다녔다. 그래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흑인 인권운동가였던 넬슨 만델라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지도자로 불렸다. 웅장한 대통령 관저 대신 수도 몬테비데오 외곽의 허름한 집에서 오랜 기간 출퇴근했다. 검소하고 부지런했다.
경제적인 부문에서의 업적이 두드러졌다. 대통령에 당선된 뒤 경제 발전과 빈곤 퇴치 등에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임 기간 빈곤율은 40%에서 11%로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논란을 일으킨 부분도 있었다. 가톨릭 전통을 고수하던 나라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세계 최초로 기호용 마리화나를 완전 합법화했다. 찬반양론이 뜨거웠다. 대통령 퇴임 후엔 상원에서 정치활동을 이어가다 2020년 의원직 사퇴와 함께 정계를 떠났다.
그랬던 그가 암 투병 중이라고 외신이 전했다. 건강검진에서 식도암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그는 풍유법을 인용해 에둘러 표현했다. “전에도 제 인생에서 저승사자가 한번 이상 침대 주위에 있었지만 이번엔 (그가) 명백한 이유로 큰 낫을 준비해 온 것 같습니다. 할 수 있는 한 내 사고방식에 충실하게 전투를 계속하겠습니다.” 깊게 울리는 워딩이 귓전을 맴돈다. 우리도 이런 지도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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