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번지는 대학가 反戰시위에 “폭력은 보호 못받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 오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대학가에서 번지고 있는 반전(反戰) 시위와 관련해 “폭력적인 시위는 보호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한 첫 입장 표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미국의 두 가지 기본 원칙으로 ‘언론의 자유’와 ‘법치주의’가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평화적인 시위는 미국인들이 중대한 사안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전통”이라면서 “다만 우리는 무법 국가가 아니라 시민 사회이며 질서가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평화 시위를 통해 의견을 주장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이지만, 이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할 경우 법치주의에 반한다는 것이다. 이어 “분명히 말하지만 미국에서는 폭력적인 시위의 경우 보호받지 못한다”면서 “재산을 파괴하는 것은 평화시위가 아니고 법에 위배된다”고 했다. 최근 뉴욕 컬럼비아대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는 반(反)이스라엘 시위대가 건물을 점거하거나 폭력 사태가 벌어지는 상황이다.
바이든은 “기물 파손, 무단 침입, 유리창을 깨고 캠퍼스를 폐쇄하고 수업과 졸업을 강제로 취소하는 행위나 사람들을 위협하고 협박하고 공포심을 심어주는 것은 평화로운 시위가 아니다”라면서 “사람들은 교육을 받을 권리와 학위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공격에 대한 두려움 없이 안전하게 캠퍼스를 걸어 다닐 권리가 있다”고 했다. 바이든은 지금까지 언론 등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구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이 때문에 공화당 등에서는 “나라가 이 상황이 됐는데 대통령이 침묵한다는 것은 비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은 이날 “이런 순간에는 항상 정치적 점수를 얻기 위해 서두르는 사람이 있다”면서 “지금은 정치를 위한 순간이 아니다”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바이든은 향후 시위에 대해서도 법치주의를 기본 전제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대통령으로 나는 언제나 법치를 수호할 것이며 법치를 옹호하는 데 있어서 언제나 강경한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면서 “미국 국민인 여러분에 대한 나의 책임이며 헌법에 대한 나의 의무”라고 했다. 바이든은 3분 40초간의 연설을 마치고 떠나면서 ‘중동 정책을 재검토 하느냐’ ‘주방위군을 투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모두 “아니오”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발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 간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 전역 대학에서 반전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반이스라엘 시위대가 학교 건물을 점거하는 등 폭력적인 방식을 사용하며 공권력이 투입되고 있다. 2일 경찰은 포틀랜드 주립대 도서관을 점거한 시위대를 진압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2000여명 이상이 불법 시위로 경찰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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