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계정에 꽁꽁"…中 MZ 사생활 숨기기 문화 확산

중국 젊은 층서 '토우간' 현상 유행

[서울=뉴시스]박은영 인턴 기자 = 최근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자신의 사생활을 알리지 않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화망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부모나 친구에게 자신의 사생활을 알리지 않고 비밀스럽게 행동하는 '토우간(偷感)'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토우간은 '감정 도둑질'이라는 뜻으로, 최근 중국에서는 일상생활에 순응하지 않고 비밀스럽게 반항하는 '작은 저항' 행위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부부가 각자 방을 사용하거나 부모에게 자신의 수입을 말하지 않고, 자신만 볼 수 있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드는 식이다.

중국 광둥성 출신인 A씨는 자신이 얼마나 버는지 부모에게 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A씨는 "월급을 밝히지 않는 것은 중국에서 무례한 행동으로 여겨진다"면서도 "월급을 물어볼 때마다 항상 1만3000위안(약 247만7000원)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숫자는 지어낸 것이지만 어느 정도는 사실"이라며 "정확한 액수는 앞으로도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화망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자신이 하는 것을 타인에게 알리고 싶지 않을 때 (이 표현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런 행동이 오히려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 질서를 미묘하게 파괴함으로써 작은 부분에서도 기쁨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토우간이 항상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SCMP는 토우간의 주요 요소 중 하나로 타인에 대한 배려도 포함된다고 언급했다.

중국 시골에서 자란 20세 여성 B씨는 한국을 방문한 뒤 사진을 자신만 볼 수 있게 설정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해외여행을 사치라고 여기는 친구들을 고려해 여행 사진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매체는 토우간 현상이 "중국 젊은 층의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며 사회적 압박 속에서 이들의 욕망을 추구할 수 있는 길을 찾으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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