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호의미술여행] 절망적 현실 너머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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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도 보기 힘든 이 이미지는 무얼까? 자칭 타칭 20세기 기인 살바도르 달리가 그린 초현실주의 그림이다.
과연 달리의 이 작품은 꿈과 무의식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을까? 눈에 보이는 세계를 나타낸 수많은 작품도 만족스럽지 못한데, 어찌 눈에 보이지도 않는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나타낼 수 있었을까? 상식 밖의 이미지와 모호함을 이용해서 새로운 미술 창작의 길을 열었고,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절망적 현실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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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도 보기 힘든 이 이미지는 무얼까? 자칭 타칭 20세기 기인 살바도르 달리가 그린 초현실주의 그림이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유럽의 현실은 절망적이었다. 거리엔 폭격으로 부서진 건물들이 즐비했고, 전사자로 인한 가족 파괴와 상실감도 극에 달했다. 초현실주의는 이렇게 비참하고 절망적인 현실을 넘어서는 또 다른 현실이란 뜻의 ‘초현실’ 세계를 예술을 통해서 나타내려 했다.
‘해변에 나타난 얼굴의 환영’에는 이런 모호한 이미지들로 가득 차 있다. 해변에 있는 거대한 과일 접시가 우리를 당황하게 만든다. 접시의 크기와 형태도 기괴하지만, 그것이 사람 얼굴의 환영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중적 이미지여서 더욱 의아하게 한다.
오른쪽에 있는 산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면 개의 귀와 눈과 코의 형태를 볼 수 있고, 구름다리가 개의 목줄이 되는 것도 볼 수 있다. 산의 형태와 개의 옆모습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담긴 모호한 이미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산 아래와 과일접시 뒤에는 병든 물체들처럼 일그러진 형상들을 모아 놓아 절망적이며 파괴적인 현실을 한탄하듯이 연상케 했다.
과연 달리의 이 작품은 꿈과 무의식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을까? 눈에 보이는 세계를 나타낸 수많은 작품도 만족스럽지 못한데, 어찌 눈에 보이지도 않는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나타낼 수 있었을까? 상식 밖의 이미지와 모호함을 이용해서 새로운 미술 창작의 길을 열었고,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절망적 현실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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