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선거백서, ‘패배 이유’ 있는 대로 써야 약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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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총선 백서 발간을 위한 첫 회의를 어제 개최했다.
대통령 선거와 총선을 치른 정당이 만드는 선거 백서는 그 선거에서 이기고 진 이유를 정리하고, 당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방향을 제시하는 문서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독단과 불통,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의 전략 부재 등을 총선 패배 이유로 꼽고 있다.
국민의힘이 1, 2개월 뒤 완성할 백서는 존재감이 사라진 집권 여당이 어떻게 역할을 할 것인지 짐작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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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연속 총선 패배로 무력감에 빠져 있는 국민의힘은 체질 개선과 혁신이란 절대 과제와 마주 서 있다. 백서 작업을 중도층, 수도권, 청년 유권자와 괴리된 당을 돌려 놓는 전환점으로 삼자는 인식이 당내에 존재한다. 그러나 선거 백서는 과거에도 여와 야 모두 발간하지 못했거나, 펴냈더라도 대외비에 부친 일이 종종 있을 정도로 파괴력을 지닌다. 선거 과정의 문제점이 백서로 공개될 때 계파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독단과 불통,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의 전략 부재 등을 총선 패배 이유로 꼽고 있다. 둘 가운데 무엇을 더 강조하고, 어떻게 기술하느냐는 친윤-비윤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 압승한 민주당이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다. 친명이 득세한 ‘비명(非明) 횡사’ 공천을 친명 주류가 어떻게 평가할지 관심이다. 민주당은 4년 전 총선 때 대승했음에도 백서를 비공개에 부쳤다. 2년 전 대선 패배 때는 문재인-이재명 책임론 공방으로 발간 사실조차 공개하지 않다가 올해 초 언론 보도로 뒤늦게 알려졌다. 백서에선 대선 후 당 대표가 된 ‘대선 후보 이재명’에 대한 경쟁력 평가는 빠져 있었다.
선거 백서는 당 내부 문건이지만, 지지층과 비판층이 볼 수 있도록 자기 평가를 내리는 공적인 기능도 수행한다. 국민의힘이 어제 다짐처럼 자당과 대통령의 잘못을 엄밀하게 기록할 수 있을까. 아니면 과거처럼 실명(實名)을 빼고, 주장을 나열하는 데 그칠까. 국민의힘이 1, 2개월 뒤 완성할 백서는 존재감이 사라진 집권 여당이 어떻게 역할을 할 것인지 짐작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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