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김밥 원조 논쟁’… 한-일 김 비교하면 답 나와[권대영의 K푸드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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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요즈음 세계적으로 핫(hot)한 김밥의 역사가 '한국이 원조냐, 아니면 일본이 원조냐'를 놓고 이야기하는 것을 봤다.
이럴 때 만일 어느 대학 교수가 한자로 된 오래된 책을 들먹이면서 김밥 비슷한 글자가 일본의 기록에서 나왔다고 주장하며 '김밥의 원조가 일본인 것 같다'고 말해 버리면 우리나라는 김밥의 원조가 일본이라고 다 퍼져 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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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의 무관심 속에 매번 우리 음식의 역사를 농경학적, 과학적으로 연구하지 않고 한자를 아는 학자들만 하는 연구 영역으로 방치하다 보니 우리 음식에 대한 왜곡과 과학적인 오류가 매우 심화됐다. 가장 왜곡이 심화되고 엉터리인 분야가 김치와 장으로 대별되는 우리 고유의 발효음식 역사다. 세계에서 우리나라 민족만 먹는 김치를 ‘김치의 유래’가 어디라느니, ‘뿌리가 중국의 파오차이와 같지 않냐’ ‘언제 들어왔느냐’ ‘김치는 고대김치 현대김치가 따로 있었다’ ‘김치의 역사가 수백 년밖에 안 되었다’ 등 많은 잘못된 주장이 아직도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다.
오늘날에는 동식물 역사의 과학적 분석이 가능해져 인류가 본격적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각각 그 지역의 풍토와 지리적 특성에 맞는 고유의 농경 역사와 독자적인 음식이 탄생한 것이란 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이러한 과학적인 사실이 발견되기 전에는 어떤 음식이 특정 지역에서 탄생해 다른 지역으로 퍼져 나갔고, 음식 만드는 기술을 대단한 것으로 여겨 기술적 전파에 의해 음식이 발달했을 것이라는 틀린 주장이 먹혔었다.
권대영 한식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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