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칙에 신입직원 교육까지”…110억 대 ‘기업형 전세 사기’ 조직 검거
[앵커]
수도권 일대에서 110억 원대 전세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가담자만 백 명이 넘었는데, 사칙을 만들어 신입 직원 교육까지 하며, 기업형으로 범죄 조직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배지현 기잡니다.
[리포트]
서울시 은평구의 평범한 상가 빌딩.
3년 전까지 이곳엔 한 부동산컨설팅 업체가 입주해 있었습니다.
[해당 건물 입주자/음성변조 : "어느 정도는 정상적인 업체인 느낌이 나고, 근데 부동산은 느낌은 아니라 컨설팅이라고 하셔가지고…."]
이 업체의 회칙입니다.
계약을 많이 따오면 승진에 반영하고, 신입직원의 업무 숙지.
사무실 내 게임 금지 등에 대한 내용도 있습니다.
여느 회사에서나 있을 법한 규정이지만, 사실은 가담자만 백 명이 넘는 '기업형 전세사기' 조직의 내부 규정이었습니다.
이들 조직은 이렇게 사칙을 만들고 신입직원 교육까지 하는 등 체계적인 범행을 이어갔습니다.
일반 기업처럼 대리부터 총책에 이르기까지 직급을 정하고, 각자 업무를 분담했습니다.
경기 부천과 구리에는 지사까지 두고 빌라 등 4백여 채를 사들여 보증금 110억 원을 가로챘습니다.
피해자인 임차인에게는 주택 매입가보다 전세금을 더 받아 이른바 '깡통 전세'로 만들고, 그 차액을 조직원들이 나눠 가지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는 모두 75명, 대부분 20~30대였습니다.
사기 조직은 피해자들이 보증보험으로 전세금을 변제 받아 이사를 가면, 다시 단기 월세를 놓고 또 돈을 챙겼습니다.
[배은철/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2팀장 : "위임받은 부동산 업자가 이걸 가지고 이제 (초단기) 월세를 두는 겁니다. 저희가 수사하는 동안에도 그렇게 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이 적발한 가담자는 119명, 이 가운데 조직의 핵심 간부 6명은 범죄집단 가입 등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약 114억 원에 이르는 범죄 수익을 몰수, 추징 보전했지만 보증보험에 들지 않은 임차인들의 피해 구제는 재판이 끝나야 가능합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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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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