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으로 나흘에 1명꼴 사망”…9천억 쏟아붙는 나라

28일(현지시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왼쪽 앞줄 네번째)가 수도 캔버라에서 열린 여성 폭력 반대 시위에 참석해 행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호주 정부가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해 약 10억호주달러(약 9000억 원)를 투입키로 하는 등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일(현지시간) 화상으로 긴급 내각회의를 연 뒤 여성 폭력 상황을 ‘국가 위기’로 규정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현지 매체와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우선 "가정폭력을 피해 달아난 이들을 위한 재정지원 프로그램을 영구화하기 위해 9억2520만호주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딥페이크 포르노를 제작하거나 동의없이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터넷상 포르노를 감시하고 여성들에 대한 더 건강한 태도를 함양하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린이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부적절한 콘텐츠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여성 폭력 문제에 대해 "이것은 단순히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호주)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호주 정부의 대책 발표는 지난달 말 시드니와 멜버른 등 주요 도시들에서 시민들이 여성폭력 근절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난 뒤 나왔다. 시위에는 앨버니지 총리와 연방정부 장관들도 동참했다.

호주 당국에 따르면 호주에선 올해 들어 지금까지 28명의 여성이 이전 혹은 현재 파트너의 폭력으로 살해됐다. 이는 나흘마다 여성 1명이 남성에 의해 살해된 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여성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