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탓, 수출 늘어도 내수 부진... "선제적 인하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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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고금리 여파 때문에 최근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세에도 올해 내수가 충분히 회복되긴 쉽지 않다는 국책 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일 '최근 내수 부진 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고금리 정책 지속에 따른 누적된 부정적 파급 효과가 수출 회복에 따른 긍정적 파급 효과를 상회해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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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 금리 내려도 "2025년 가시화"
"물가 자극 내수 부양책 자제" 권고도
장기간 고금리 여파 때문에 최근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세에도 올해 내수가 충분히 회복되긴 쉽지 않다는 국책 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물가 안정 추세를 살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아울러 대규모 내수 부양책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권고도 내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일 '최근 내수 부진 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고금리 정책 지속에 따른 누적된 부정적 파급 효과가 수출 회복에 따른 긍정적 파급 효과를 상회해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4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20년간 수출·금리가 내수(소비·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통상 수출이 늘면 가계 소득을 증가시켜 소비가 일고, 기업은 생산능력을 키우려 신규 투자를 하면서 내수 확대 요인으로 작동한다. 반대로 높은 금리는 기회비용을 상승시켜 기업 투자를 주저하게 하고, 가계 저축 유인을 증대시켜 소비 감소를 유발한다. 현재는 이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 내수 위축 완화 정도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 결과, 수출이 1%포인트 증가하면 소비는 1분기 후 0.07%포인트 상승해 1년간 효과가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같은 분기 0.36%포인트 늘어 3분기에 걸쳐 유의미했다. 이에 반해 금리가 1%포인트 인상되면 소비는 3분기 후 0.7%포인트 감소하고, 영향은 인상 후부터 9개 분기까지 지속됐다. 설비투자는 3분기 후 2.9%포인트 줄어, 인상 후 8개 분기까지 이어졌다.
수출, 금리 변화가 기업·가계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와 크기, 기간에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현 흐름이 이어질 경우, 수출 회복이 올해 소비·설비투자를 각 0.3%포인트·0.7%포인트 상승시킬 것으로 추정했다. 금리는 소비·설비투자를 각 0.4%포인트·1.4%포인트 감소시킨다고 예상했다. 합산하면 소비는 0.1%포인트, 설비투자는 0.7% 동반 하락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미루 연구위원·김준형 모형총괄은 "올해 하반기 금리를 내려도 내수로 파급되는 데 상당한 시차가 있어 본격적 영향은 내년 가시화할 것"이라며 "기조적 물가 안정 흐름이 확실시될 때, 시차를 감안해 선제적 통화정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대규모 현금 지원 등 내수 부양 정책은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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