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초안 공개] 기대보다 큰 실망… 밸류업 수혜주 `일제히 급락`

신하연 2024. 5. 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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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의견수렴 거쳐 이달중 확정
세제혜택 부분 등 핵심요인 빠져
KB·우리·신한 등 최고 4.37% ↓
기업가치 제고계획 기재사항 가이드라인.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 제공.

지난 2월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 프로그램' 발표 이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에 대한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금융당국이 발표한 '밸류업 계획 가이드라인'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관련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2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안)'에 따르면 앞으로 상장회사는 직접 사업현황을 진단하고 중장기적인 목표와 구체적인 이행 계획 등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해야 한다. 공시 항목에는 사업부문별 투자나 연구개발(R&D), 자사주 소각과 배당, 자산 처분 등이 포함된다.

◇재무·비재무 현황부터 목표·소통 계획까지= 이날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이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는 이미 발생했거나 결정된 내용을 정해진 서식에 작성하는 기존 공시와 달리, 자율성을 기반으로 미래 계획을 종합적으로 담도록 했다.

상장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 및 공시하고 이행, 투자자는 공시된 계획을 투자 판단에 활용함으로써 자본시장 발전의 선순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추진 배경이다. 가이드라인은 '기업개요-현황진단-목표설정-계획수립-이행평가-소통' 등 목차별로 작성방법을 제시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은 5월 중 확정 및 시행될 예정"이라며 "상장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주주와 시장참여자들과 소통함으로써, 투자자들은 기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기반으로 투자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고, 상장기업들도 이를 계기로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기울이면서 진정한 내재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사업현황 진단에서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적합한 핵심지표를 선정하고 사업모델, 국내외 시장여건, 기업의 경쟁력 등 사업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서술한다.

계획 수립 단계에서는 현황 진단을 기반으로 특정 사업부문의 강화, 연구·개발(R&D) 확대, 인적·물적자본 투자,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자사주 소각 및 배당 등 주주환원, 비효율적인 자산 처분등 다양한 계획을 수립해 기재한다.

더불어 소통 측면에서는 주주 및 시장참여자와의 소통현황, 계획, 실적을 작성한다. 소통채널, 대상, 빈도 등을 세부적으로 서술하되 횟수와 같은 정량적인 측면과 함께 어떻게 효과적으로 소통할 것인지 등 정성적인 측면의 서술을 포함해야 한다.

이날 공개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과 해설서 제정안은 최종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 중 확정·발표된다.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공시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거쳐 한국거래소의 자율공시 항목으로 신설된다.

◇자율공시 한계, 기대에서 실망으로= 그동안 정부가 밸류업 지원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어 왔다. 특히 금융주와 자동차 관련주 등 저PBR 종목들이 주요 수혜주로 꼽혔다.

하지만 밸류업 프로그램의 베일이 벗겨지자 마자 대표 수혜주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기업의 자율성에 과도하게 기대고 있고,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핵심 요소인 세제혜택 등이 여전히 확정되지 않으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37% 떨어진 7만2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0일 기준 KB금융의 PBR은 0.50배로 기업가치보다 시장 평가가 낮은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혀 왔다.

KB금융보다도 PBR이 낮은 우리금융지주도 2.9% 떨어졌고, 신한지주(-1.82%)도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내렸다. 금융주 외 현대차(-0.80%), 삼성물산(-2.66%), 삼성생명(-3.09%), 삼성화재(-2.90%) 등 그동안 밸류업 수혜주로 주목받았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도 일제히 떨어졌다.

특히 해당 종목들의 주가는 모두 밸류업 가이드라인 발표 시점이었던 오후 2시를 기점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신하연·김남석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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