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소하중, 디지털 맞춤 교육 실현... 미리 만나는 ‘미래학교’ [꿈꾸는 경기교육]

김경희 기자 2024. 5. 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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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선도학교 지정
AI 코스웨어 활용… 교수·학습 방식 혁신
공간적·시간적 제약 벗어나 ‘몰입교육’ 실현
국·영·수 등 교과목에 개별 맞춤형 교육 진행
흥미·성취감 ‘UP’… 자기주도학습 습관 키워

학교현장을 가다 광명 '소하중학교'

‘공감하는 나, 존중하는 우리, 성장하는 소하’를 비전으로 한 광명 소하중학교는 1997년 문을 열었다. 모든 학생이 인성과 역량을 키워가며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혁신적 시도를 하고 있는 소하중은 경기미래교육 과제인 학교자율역량 강화부터 교육안전망 구축, 미래교육 기반 조성, 미래형 교육과정 운영 등을 실천하기 위해 분야별로 과제를 설정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학교자율과제로 인성교육 및 디지털 기반 교육을 통한 미래 역량 함양을 택한 소하중은 인성과 역량이 균형 잡힌 특색 있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에듀테크를 활용한 디지털·AI 기반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천해 가고 있다.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이기도 한 소하중은 수업 과정에서도 이 같은 강점을 한없이 뿜어냈다. 학생들은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닌 ‘즐기는 것’으로 여겼고, 수업시간 내내 활발한 토론과 움직임이 들어차며 여느 교실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 연출됐다.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을 실천하고 있는 선도학교 소하중을 찾아 경기미래교육의 길을 미리 만나봤다.

광명 소하중학교 제공

■ 교육에 녹아 있는 ‘지성(至誠)’... 주인 의식 갖는 학생들

소하중의 교훈인 지성(至誠)은 지극한 정성으로 성실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만큼 소하중은 학교 교육 곳곳에서 지극한 정성이 담겨 있는 교육으로 혁신을 선도해왔다. 꿈을 키우고 예절 바른 자주적인 학생상과 사랑이 넘치고 긍지를 가진 존경받는 교사상, 믿음을 갖고 학교를 이해하며 함께하는 학부모상, 잘 가르치고 꿈과 희망과 감동을 주는 학교상을 교육의 기대상으로 둔 만큼 서로의 성장에 언제나 최선을 다해 임했다.

이러한 움직임이 발현된 것이 바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 사업이다. 소하중은 코로나19 당시 온라인 수업이 필수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교수-학습의 질 향상 이라는 목표를 위해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정비했고, 원활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했다. 이러한 환경에 활용할 수 있는 기기를 구비하기 위해 힘쓰면서 소하중에는 자연스럽게 온라인 수업에서 생기는 문제점 해결을 위한 교사들의 학습문화가 생겨났다.

교사들은 고민했다. 디지털 시민 역량이 필수가 된 상황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을 키우면서도 획기적으로 교육 환경을 바꿔 나갈 방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교사들은 다양한 에듀테크 활용 프로그램을 교수-학습에 적용해보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은 하나둘 성과를 냈다. 가장 먼저 학생들의 흥미도가 달라졌다. 참여도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더 이상 수업시간에 손을 드는 일에 두려움이 없었다. 그 사이 교사들은 보다 창의적으로 수업을 설계할 방법을 찾아갔다. 수업의 질은 자연스럽게 높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해마다 학급 수가 늘어나고 있는 소하중은 이러한 교육이 가장 효과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학급당 인원 수 역시 다른 학교에 비해 많은 소하중의 입장에서는 모든 학생들에게 교사의 역량이 미치기 어려운 부분을 디지털 교육 혁신을 통해 채워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찍이 이런 고민을 시작했던 소하중에는 지난해 도교육청의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사업 공모가 기회가 됐다.

광명 소하중학교 제공

■ 시대 변화 따라간 소하중... ‘개별화 맞춤 교육으로 배우고 품고’

올해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로 지정된 소하중은 ‘AI기반 코스웨어 및 테크를 활용 개별화 맞춤 교육으로 배우고(高) 품고(高)’를 대주제로 정하고 선도학교로의 앞선 걸음을 걷고 있다.

소하중은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선도학교 사업의 과제를 ‘AI기반 코스웨어 및 테크툴 활용 개별화 맞춤교육으로 학력 향상과 정서 안정 방안 구안’으로 잡았다. 자율적으로 학습하는 교육공동체, 디지털 인성과 역량이 균형 잡힌 교육과정 운영, 모두의 꿈을 실현하는 미래학교 구현의 세 가지 원칙을 정한 소하중은 이에 맞는 목표들도 세부적으로 설정했다.

AI개별 맞춤형 학습으로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키워 학생들의 자율학습 역량을 강화하고, 디지털 교육 연구 태스크포스나 AI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을 통해 교원의 교육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데 목표를 뒀다. 또 학생의 자기효능감을 키우고 우울감 해소를 지원하며 교원이나 학생 모두 비판적 사고력 및 세계시민성을 키우는 것으로 디지털 인성과 역량이 균형잡힌 교육과정을 운영해 가기로 협의했다. 또 AI 및 테크를 활용한 수업으로 미래형 수업 및 평가 체제를 구축하면서 학습안전망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러한 교육 목표가 가능했던 건 이미 지난해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사업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서 소하중은 ‘모두를 위한 미래교육을 실천하는 소하중 디지털 선도학교’를 만들기 위해 국어와 영어, 수학, 한문, 정보, 기술·가정 등의 교과목에서 디지털 기반 학생 맞춤형 수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AI로 배우는 AI윤리교육, 학생회 기획 팩트 체커 대회, 선플 캠페인 등 다양한 학생 주도 디지털 시민성 함양 프로젝트를 추진해 역량을 강화했다. 또 소하 수업나눔 콘퍼런스를 통해 학부모 및 지역에 수업을 공개하기도 했으며, 메타버스 ZEP 온라인 공개 수업 등을 통해 학교의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노하우를 공유해 갔다.

가장 대표적인 우수 사례는 ‘AI++’를 꼽을 수 있다. AI와 더불어 AI 키우기라는 의미를 담은 이 수업은 AI코스웨어를 활용해 듣기·말하기 활동을 하면서 교수·학습 방식을 혁신하고 공간적·시간적 제약에서 벗어난 몰입 교육을 실현해냈다. 학습자 수준에 따른 맞춤형 해법을 제시하면서 학생들은 성취감이 올라갔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문제점을 제대로 진단할 수 있게 됐다. 또 디지털 튜터 뿐 아니라 또래 도우미가 투입되면서 서로가 협력하며 결과를 도출해내는 과정을 배우게 됐고, 이는 곧바로 인성 교육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학생들은 실제 원어민이 사용하는 영어 표현을 학습하고 자신에게 맞춤형으로 주어지는 수업으로 잦은 성공 경험을 갖게 되면서 영어 과목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소하중 관계자는 “그동안 교육 시스템에서 해결하기 어려웠던 교육공동체의 요구에 대해 지원받을 수 있게 되면서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이러한 과정을 경험하면서 학교 현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이후에도 AI 코스웨어를 활용한 교육을 활성화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학생이 주인공인 수업... 재미•집중 多 잡았다 

광명 소하중학교 제공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계획대로 되는 게 없어서.”

소하중 3년7반 교실. 박혜란 교사의 영어 수업이 시작된 이곳에 아이돌그룹 TWS(투어스)의 데뷔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가 흘러나왔다. 학생들은 두 명씩 짝을 지어 앉아있던 자리를 모둠활동을 위한 자리로 정비했고, 하나둘 태블릿PC를 가져와 본격적인 수업의 시작을 기다렸다.

한참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춤도 추던 아이들은 박 교사가 수업을 시작하자 순식간에 집중했다. 박 교사가 이 노래를 택한 건 이날 수업이 ‘계획’과 관련된 것이었기 때문. 박 교사는 계획과 관련된 대화를 이해하는 게 이날 수업의 목표라고 설명하며 수업을 시작했다.

박 교사는 수업의 80% 이상을 영어로 진행했다. 학생들이 알아듣기 쉽도록 쉬운 단어를 사용했고, 혹시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을까 신경쓰며 중간중간 영어로 말한 문장을 한국어로 다시 얘기해주기도 했다.

이날 수업은 AI교수·학습 플랫폼인 하이러닝을 이용해 진행됐다. 학생들은 앞서 사전에 했던 수업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서로 의논하며 박 교사가 출제한 문제를 풀어나갔다. 각자가 하나의 조를 이뤘고, 문제를 다 해결하고 나면 모든 조원이 함께 박수를 쳐 과제 종료를 알렸다.

게임처럼 먼저 맞춘 팀일수록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의 집중력도 함께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옆 친구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를 도와주기도 하고, 서로의 답을 맞혀보고 의논하며 정답을 찾아갔다.

입을 다문 채 자리에 앉아 교사들이 전달하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통상의 교실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입을 다문 아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서로서로 손을 들기 바빴고, 발표를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협업도 원활하게 이뤄졌다.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싶다는 경쟁심이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렇게 게임처럼 진행된 수업은 막바지를 향해 갔다. 이날 서로서로 협력하며 배운 것들을 평가하는 시간이 오자 학생들은 다시 자리를 정리하고 2명씩 앉아 있던 원래의 대형을 찾아 갔다. 그리고 박 교사가 준 문제를 홀로 풀기 시작했다. 너무 빨리 푼 학생이 있으면 박 교사가 다가가 다시 하나씩 지도했다. 다지선다형 문제인 만큼 아무 번호나 쓰는 학생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모든 문제를 푼 뒤 답변을 제출하자 곧장 AI의 평가가 뒤따라왔다. 어떤 문제를 틀렸는지, 그 문제는 어떤 유형이었는지 AI가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결과는 고스란히 저장됐다. 언제든 학생들이 원할 때면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피드백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수업 종이 울린 뒤에도 학생들은 한동안 박 교사 곁을 떠나지 않고 질문을 이어갔다. 박 교사에게 다가온 한 학생은 “이렇게 수업을 하니 너무 재밌었다. 다음에도 이 수업을 하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터뷰 줌-in “내 수준 맞춘 AI 선생님... 학교가 즐거워요”

광명 소하중학교 박혜란 교사

“학생들이 지필평가도 디지털 교육 방식을 적용해 보면 좋겠다고 하거든요. 재미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 가장 행복하죠.”

디지털 교육 혁신 선도학교를 만들기 위해 가장 선봉에 서서 학생들과 호흡하고 있는 박혜란 교사는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개별학습 수준에 따라 AI가 적합한 학습 모델을 제시하면서 알파벳조차 모르던 아이가 3개월 뒤 영어 단어를 읽기 시작하는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소하중처럼 과밀학급인 학교에서는 이러한 디지털 교육이 학생들의 학습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톡톡히 역할을 했다.

박 교사는 “기존의 영어 듣기나 말하기 수업을 생각하면 학생들이 일제히 동일한 자료를 듣고 동일한 문제에 답하다 보니 틀린 학생도 자신이 왜 틀렸는지도 모른 채 ‘다음에 더 연습해야지’라고 생각하거나 아예 포기하게 된다”며 “말하기 수업은 짝꿍과 대화 연습을 하거나 적극적인 몇몇 아이들에게 발표를 시키는 수준에 그친다”고 전제했다. 이어 “교사가 각 학생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학생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해주고 싶어도 다른 학생들이 기다릴 동안 한 학생만 따로 지도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며 “학생들의 수준도 천차만별이다 보니 이를 다 충족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환경에서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은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했다는 게 박 교사의 설명이다. 그는 “학생들의 듣기나 말하기 학습 과정과 결과를 AI가 즉각적으로 제공해주면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언제 어디서든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됐고, 학생별로 수준에 맞는 진단도 가능해졌다”며 “아이들이 문제를 풀면서 자신이 어떤 부분을 잘못했는지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부분이 박 교사가 디지털 교육혁신 선도학교를 선택하게 된 이유기도 했다. 박 교사는 영어교사로 3학년 전 반에 수업을 들어가야 했는데, 학생 수가 많다 보니 수행평가를 치르더라도 유인물에 일일이 답을 해줄 수 없는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 또 아이들이 듣기나 말하기 영역에서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였던 박 교사는 AI 코스웨어를 활용해 학생들이 듣기, 말하기에 익숙해질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148명을 대상으로 AI플랫폼을 활용한 스피킹 수업이 영어학습에 도움이 됐냐는 질문에 90% 가까운 아이들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기존의 수업과 어떤 점이 다른지 묻는 질문에는 학생 각자의 수준에 맞는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기도 했다.

박 교사는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이 교육현장 개선의 만병통치약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변화무쌍한 시대에 학생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는 행복한 미래 인재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디지털 교육 혁신이 미래역량 함양을 위해 큰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학생들 역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로 지정된 후 디지털 기반의 수업을 하면서 수업이 재미있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왼쪽부터) 광명 소하중학교 조민우군, 김윤정양

조민우군은 “지난해 1학년 때 하이러닝과 플랭으로 영어공부를 했는데, 기존 수업과 달리 레벨 차이에 따라 다른 수업을 할 수 있었고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재밌게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조군은 “일대일 관리, 테스트를 통한 레벨에 따른 공부 내용이 주어지면서 이를 통해 영어 실력이 전보다 나아지는 걸 느꼈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AI 활용 수업을 꾸준히 받으면서 수학 과목도 수업을 받아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기 디지털 기반 교육을 경험한 김윤정양도 “한 명의 선생님이 스무 명이 넘는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기존의 수업과 달리 디지털 활용 수업은 개인 맞춤형 수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으로 다가왔다”며 “개인 맞춤형 수업과 다양한 예시를 기반으로 한 수업이 이뤄지다 보니 심도있는 수업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어뿐 아니라 국어, 수학, 사회 같은 다양한 과목을 디지털 활용 수업으로 받아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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