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기술이전 주도해 민간 우주시대 열것"

윤영빈 우주항공청장
재사용 발사체 개발 본격화
독자적 발사장 구축도 과제
존리 임무본부장
글로벌 네트워크 적극 활용

윤영빈 우주항공청장 내정자(오른쪽)와 존 리 임무본부장 내정자가 2일 교보빌딩에서 차담회를 열고 우주항공청 비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정부 주도의 우주 개발은 상당한 수준이지만 기술 하나하나를 민간으로 이전해 민간 역할을 키우는 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 트렌드는 아직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우주항공청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민간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입니다."

이달 27일 개청하는 우주항공청의 초대 수장인 윤영빈 서울대 교수는 2일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에서 열린 차담회에서 우주항공청 역할에 대해 "세계적인 기술 개발과 이전을 통해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를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인재가 가장 중요한 만큼 올해 말까지는 인재 영입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우주항공청 개청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정부는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달 24일 우주항공청을 이끌 청장과 우주 연구개발(R&D) 관련 산업 육성을 총괄할 임무본부장을 내정했으며, 5급 아래 임기제공무원 50명에 대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목표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임기제공무원 50명과 일반직공무원 55명 등 110여 명 규모로 문을 연다. 우주수송·인공위성·우주과학·항공혁신 4개 프로그램 부문장 등 우주 R&D를 주도할 핵심 인력들 자리 또한 비어 있다. 윤 내정자는 "우주항공청은 행정 조직과 임무본부 조직으로 나뉘게 되는데, 임무본부 산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들에 대한 인선에 가장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선에 가장 집중을 하는 만큼 인재 영입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윤 내정자는 "인선 작업은 심사숙고해 진행할 예정으로 약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원 우주항공청 차장 내정자는 "올해 말이 되면 인원이 채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내정자와 인재 영입을 주도할 존 리 임무본부장 내정자는 "우주항공청 인재 영입 철학이 '팀플레이어' 인재"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두가 상호 협력해 잘되도록 노력하는 팀플레이어가 필요하다"면서 "창의적으로 해결 방법을 찾고 자신의 분야만 보지 않고 우주항공청 전체의 목표를 지향하는 큰 그림을 보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존 리 내정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등 해외 인재 영입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내정자는 우주항공청이 출범하면 재사용 발사체 기술 개발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998년부터 서울대에서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로 일한 윤 내정자는 로켓 추진을 연구해온 공학자다. 스페이스X 등장 전부터 우주발사체의 재사용이 필요하다고 역설해왔다. 로켓엔진의 재사용 가능성을 높이고자 기존 연료가 아닌 액체 메탄 연료 엔진의 핵심 기술 개발을 추진했다. 윤 내정자는 "저비용으로 더 자주 쉽게 우리 위성을 우리 발사체로 쏘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며 "우리의 발사장을 잘 활용하는 것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 내정자는 우주항공청이 공공에서 연구하는 우주 연구 성과를 민간 부문으로 이전해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우주 개발을 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주항공청의 궁극적 역할은 기존 정부 주도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 역할 분담을 재정립해 민간이 상용 우주 개발을 주도하고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은 고위험, 장기 미래우주 개발사업에 집중하는 형태가 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 리 내정자는 "미국에서 다양한 우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경험과 국제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우주항공청의 성공적 출범을 이끌고 협력적 조직 문화를 형성하겠다"면서 "임무본부의 방향성은 목표 지향적, 국제표준 지향적, 업무적 탁월함과 협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