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 저평가’ 국내 증시…상장기업들 ‘밸류업 공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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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이달 말부터 국내 상장기업들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공시'를 시작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상장사들이 자발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구체적인 계획을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알리고 이를 이행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기업이 스스로 중장기 목표 지표를 정해 저평가 탈출을 위한 사업 재편, 투자, 주주 환원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실천에 옮기고 사후 평가와 주주 소통 여부 등까지 공시에 담으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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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물적분할·터널링도 자율 공시하기로
지배구조 개선 등 제도 개편도 병행돼야
이르면 이달 말부터 국내 상장기업들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공시’를 시작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상장사들이 자발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구체적인 계획을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알리고 이를 이행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려면 공시와 더불어 지배구조 개선 등 제도 개편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은 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정부가 연초부터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의 하나로, 국내 2500여개 상장사에 적용하는 일종의 자율 공시 지침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중장기적 가치 제고를 위한 미래 계획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시장과 소통할 수 있는 의미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달 중 최종안을 확정하면 준비된 기업부터 지침에 맞춰 공시를 개시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은 상장사들이 거래소의 상장공시시스템을 통해 3∼5년 단위 중장기 목표치와 사업전략 등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연 1회 등 주기적으로 공시하도록 제시했다. 기업의 재무 상태나 실적 현황, 최근 결정 사항 등을 외부에 알리는 기존 공시와 달리 앞으로 회사를 어떻게 성장시킬지 미래 계획을 담으라는 뜻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밸류업 공시는 기업 개요, 현황 진단, 목표 설정, 계획 수립, 이행 평가, 소통 등으로 이뤄진다. 기업이 스스로 중장기 목표 지표를 정해 저평가 탈출을 위한 사업 재편, 투자, 주주 환원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실천에 옮기고 사후 평가와 주주 소통 여부 등까지 공시에 담으라는 얘기다.
특히 가이드라인은 상장사가 핵심 지표로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수익비율(PER)·총주주수익률(TSR) 등 재무지표뿐 아니라, 지배구조 같은 비재무지표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권고했다. 예를 들어 기업의 핵심 사업부를 자회사로 쪼개 신규 상장할 경우 모회사 주주 권익을 보호할 계획을 공시에 담거나, 지배주주가 개인 소유의 비상장 회사를 이용해 상장기업 이익을 빼간다는 ‘터널링’ 이슈가 있을 경우 관련 설명과 개선 계획 등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한국의 밸류업 공시가 일본 사례를 참고했지만, 우리의 경우 주주들로부터 지적받는 지배구조 관련 문제점과 그 개선 계획까지 담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한 게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기업들의 참여 의지와 실효성이다. 윤재숙 한국거래소 기업밸류업지원부장은 “기업들의 자율적 참여를 기반으로 하지만, 의견 수렴을 위해 10여 차례 간담회를 하는 과정에서 기업들도 상당히 관심을 가지고 공시를 준비하고 있는 거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밸류업 공시와 더불어 연내 밸류업 지수와 연계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고, 주주 환원 확대 기업의 법인세 완화 및 배당소득 분리 과세 등을 뼈대로 한 세제 지원안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기업의 자체 목표치가 공시되면 이를 토대로 저평가 해소를 촉구하는 주주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근본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소하려면 지배주주에게 치우친 의사 결정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법령 개정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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