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여자 3명 중 1명은 "결혼 안해"...가사·출산 역할 '부담'
미혼 여성 3명 중 1명은 '나중에도 (결혼) 하고 싶지 않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남성은 절반 이상이 '언젠가는 하고 싶다'고 답해 의견 차를 보였다. 결혼 의향이 없다고 답한 미혼들은 가사, 출산, 자녀양육 등 '역할에 대한 부담'과 결혼식 비용, 신혼집 마련 등 '경제적 부담'을 큰 이유로 꼽았다.
결혼 의향이 있지만 아직 미혼인 이유에 대해서는 남녀 모두 △적당한 상대를 만나지 못해서 △결혼에 필요한 자금을 더 모으려고에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여성은 '결혼 후 일상생활이나 역할의 변화에 대한 불안감'도 주요 이유로 꼽았다. 결혼자금은 평균 주택자금으로는 2억4000만원, 그 외 비용 7900만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결혼 의향이 없는 경우 그 주된 사유는 '결혼에 따른 역할 부담감' 때문이었다. 특히 여성은 '역할에 대한 부담'이 92.6%,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가 92.2%에 달했다. 남성은 결혼식 비용, 신혼집 마련 등 '경제적 부담'(88.9%)과 '역할에 대한 부담'(88.8%)을 동시에 꼽았다.
출산에 대한 시각도 갈렸다.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전체 비율은 61.1%이었는데, 남성은 69.7%인 반면 여성은 51.9%였다. 특히 25-29세 여성 중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4.4%에 불과했다. 같은 연령대의 남성은 66.2%였다.
이상적인 자녀수는 1.8명이라 응답했으나 자녀가 없는 남녀의 32.6%(기혼 42.4%, 미혼 29.5%)만 자녀출산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자녀가 없는 남녀의 57.5%는 출산계획이 없거나(29.7%) 결정하지 못했다(27.8%)고 응답했으며, 그 사유로 양육을 어렵게 느끼는 부담감, 양육비용 부담 등이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대부분은 주거·일자리 등의 '경제적 조건'과 '일가정양립 지원' 조건이 개선된다면 결혼·출산 의향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응답했다.
육아휴직은 출산휴가 이후 시점부터 자녀가 12개월이 될 때까지 선호가 가장 높았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자녀가 18개월 이후부터 초등 취학전까지 30%대 정도 수요가 있었다. 원격근무, 시차출퇴근 등 유연근무도 양육시기 전반적으로 수요가 높게 나왔으며 특히 자녀가 24개월 이후 초등학령기 동안에는 육아기 근로시간단축과 유연근무 두 제도가 동시에 수요가 높았다.
반면 육아휴직을 신청하지 않는 사유는 △경력 및 승진·배치 등 불이익 염려△사내눈치 등 조직문화 영향 △소득감소 때문이라는 답변이 높았다. 일·가정양립제도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조치로는 제도사용으로 인한 급여삭감 최소화(25.1%), 업무대행자에 대한 보상지원(21.9%), 제도사용으로 인한 불이익 조치를 한 사업장 처벌강화(19.1%)를 답했다.
자녀가 있는 취업자들은 근로소득(실수령액 기준)의 약 80.1%(평균 약266만6000원)가 육아휴직을 결정할 수 있는 적정 급여액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휴가기간과 관련, 배우자 출산휴가는 78.3%가 현행 10일이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 26~30일이 적정하다는 응답률(37.5%)이 가장 높았다. 난임치료휴가는 80.8%가 현행 3일이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 7~10일이 적당하다는 응답률(40.5%)이 가장 높았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주거·일자리 등 경제적 지원과 일·가정 양립이 결혼·출산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인식조사결과를 반영한 체감도 높은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고 육아친화적인 문화·환경이 마련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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