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개조한 어선·선박...‘안전 뒷전’ 위험한 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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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 강도·복원성 ‘뚝’ 전복·침몰 우려... 선원·선장 ‘안전의식 제고’ 교육 필요
세월호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선박 불법 개조가 여전히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물의 양을 늘리고 승객을 더 태우기 위한 목적 등으로 배의 구조를 바꾸거나 증축할 경우 선체 강도와 복원성이 약화돼 전복 등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일 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기준 불법 개조 선박 적발 건수는 총 441건이다. 매년 80척 이상의 배가 구조를 멋대로 변경하고 있는 셈이다. 경기지역에선 지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총 5건의 불법 개조 어선이 적발됐다.
지난 2014년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서도 마구잡이식 선박개조가 문제로 대두됐었다. 선박을 개조해 승객을 늘렸던 세월호는 화물칸 덮개를 철제가 아닌 천막으로 바꿨으며 적정 화물량의 3배까지 과적했다. 화물·여객칸을 더 넓혀 무게 중심이 높아져 화물은 적게,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한 선박 평형수는 많이 실어야 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현행 선박어선법에 따르면 허가를 받지 않고 배를 개조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또한 검사를 받은 후 선체 기관과 설비를 임의로 변경하거나 설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는 선박 소유자에 대한 처벌 규정일 뿐, 선박을 불법 개조한 업체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결국, 어선·선박 검사 후 단속을 통해 불법 개조된 배가 적발되지 않는 이상 암암리에 불법 개조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익을 보기 위해 선박이나 어선을 개조하는 행위는 사고와 직결된다며 철저한 단속과 엄정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남균 국립목포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배를 운항하는 과정에서 안전보다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마구잡이식으로 배의 구조를 개조하는 것이다. 결국 이는 선체 강도를 약화시키기 때문에 전복이나 침몰 등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출항 전과 검사 후에도 지속적인 안전점검을 통해 불법 개조된 배들을 적발하고 선원 및 선장 등에 대해 안전의식을 높일 수 있는 교육도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검수 후 불법으로 배를 개조한 경우 인력 등의 문제로 적발에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지속적으로 현장 점검을 통해 불법 어선 개조를 단속하겠다”고 전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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