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 외치고, ‘이스라엘 지원’ 정부 규탄했다...세계의 노동절

장예지 기자 2024. 5. 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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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각) 노동절을 맞아 거리로 쏟아져 나온 세계 각국의 노동자들은 정부를 향해 고물가 시대의 숨통이 트이도록 삶의 조건을 개선해 달라고 외쳤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로 탁심 광장에서의 집회를 금지했지만, 여기 반발한 노동자들이 광장을 둘러싼 바리케이드를 뚫고 가려 하자 정부는 경찰 4만2천명을 배치하는 등 강경한 진압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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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나온 수십만 노동자…경찰 진압에 체포·구금도
“광장서 노동절 축하 못하면 민주주의 문제 생긴 것”
1일(현지시각) 노동절을 맞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한 노동자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이들은 도시의 주요 광장인 탁심 광장에 진입하려 했지만 경찰이 막아섰다. 이스탄불/AP 연합뉴스

1일(현지시각) 노동절을 맞아 거리로 쏟아져 나온 세계 각국의 노동자들은 정부를 향해 고물가 시대의 숨통이 트이도록 삶의 조건을 개선해 달라고 외쳤다. 그러나 최루탄 등을 동원한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집회 현장은 아비규환이 되기도 했다.

이날 알리 예를리카야 튀르키예 내무 장관은 노동절 행진을 하며 수도 이스탄불 탁심 광장을 향하려던 217명을 경찰이 붙잡았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경찰이 이 과정에서 최루탄과 고무총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로 탁심 광장에서의 집회를 금지했지만, 여기 반발한 노동자들이 광장을 둘러싼 바리케이드를 뚫고 가려 하자 정부는 경찰 4만2천명을 배치하는 등 강경한 진압에 나선 것이다. 집회에 참석한 제1야당 공화인민당의 외즈귀르 외젤 대표는 “나라의 주요 광장에서 노동절을 축하할 수 없다면, 민주주의에 문제가 생긴 것을 의미한다. 탁심 광장이 자유로워질 때까지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독일 도이치벨레는 전했다.

아시아와 유럽, 미국, 아프리카 각국에서 집회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노동의 권리 증진을 외쳤다. “부자에게 과세를”(독일), “하루 8시간 노동은 건들지 말라!”(스리랑카), “최저임금 150페소(약 3600원) 인상”(필리핀) 등 다양한 펼침막이 거리를 채웠다.

프랑스 전역에서도 12만명(경찰 추산)이 운집한 대규모 집회가 열려, 임금 인상 및 남녀 동일임금 등을 주장했다. 집회를 주도한 프랑스 노동총연맹(CGT)은 참가자가 20만 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또 오는 7월 개최될 프랑스 하계 올림픽에 반대하는 활동가들도 집회 대열에 함께 섰다. 프랑스 보도전문채널 프랑스24는 노동조합들이 여름 휴가철과 겹치는 올림픽 기간 노동자들에게 노동을 강요하는 데 대한 대가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다면 파업을 불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도 보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를 찢어 던지는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다. 프랑스의 올림픽 주최 조직은 환경 미화와 대중교통 노동자, 학생들의 추이를 면밀히 살피며 다가올 7∼8월 올림픽 기간을 “망치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도 전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1일(현지시각) 열린 노동절 집회에서 오는 7월 열릴 프랑스 하계 올림픽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이 오륜기를 태우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그리스의 해운, 버스, 철도 노동자들은 노동절을 맞아 24시간 파업을 단행했고, 수천명의 노동자들이 아테네 거리로 나와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특히 2008∼2018년 금융위기로 긴축 재정을 하면서 단행한 임금 삭감분만큼 임금을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각국의 집회 현장에선 노동 이슈뿐 아니라 가자 전쟁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드높였다. 프랑스, 그리스와 아울러 남아프리카공화국, 레바논 등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한 행진을 시작했다. 파리 집회에 참석한 노동총연맹 회원 이자벨라 가리비에(57)는 “프랑스 정부의 이스라엘에 대한 수치스러운 지원과 더불어 노동자의 권리를 모든 방면에서 공격하는 것을 규탄하기 위해 거리에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1일(현지시각) 노동절 행진에 참석한 노동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마닐라/EPA 연합뉴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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