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지 못하는 한화 불펜…‘ERA 0.57’ 마무리 주현상까지 가는 길이 험난하다

배재흥 기자 2024. 5. 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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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상이 지난달 27일 대전 두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한화 제공



지난달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경기를 마무리한 주현상이 포수 박상언과 대화하고 있다. 한화 제공



한화는 개막 10경기에서 8승2패로 승승장구했다. 당시만 해도 선발진이 탄탄했고, 요나단 페라자를 위시한 타선도 뜨거웠다. 하지만 걱정거리가 아예 없진 않았다. 마무리 투수 박상원의 부진이 심상치 않았다.

지난해 한화의 뒷문을 담당한 박상원은 55경기에서 16세이브를 올렸다. 평균자책도 3.65로 무난한 편이었다. 박상원은 올해도 ‘클로저’라는 중책을 맡았으나 첫 등판인 지난 3월24일 잠실 LG전부터 2실점 하며 흔들렸다.

이후에도 불안한 투구가 이어졌고, 최원호 한화 감독은 지난달 5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불펜 가운데 가장 안정감 있는 주현상을 마무리로 돌렸다.

2023시즌 55경기 12홀드 평균자책 1.96을 기록하며 한화의 핵심 계투 요원으로 성장한 주현상은 올해 마무리 임무를 맡기 전까지 7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했다.

주현상이 어떤 상황에서든 깔끔하게 1이닝을 정리해준 덕에 한화도 경기 중후반의 변수를 줄일 수 있었다. 가장 뛰어난 구원 투수에게 마무리를 맡기는 것은 타당한 판단인 듯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주현상의 역할은 커졌는데, 존재감은 작아졌다.

공교롭게 한화는 주현상이 마무리 보직을 받은 5일 고척 키움전부터 30일 대전 SSG전까지 21경기에서 5승(16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마무리 투수가 등판할 상황 자체가 거의 만들어지지 않았다.

올 시즌 14경기 2승 2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 0.57을 기록 중인 주현상. 한화 제공



주현상이 마무리로 가면서 선발과 마무리 투수 사이를 잇는 불펜 난조가 도드라졌다. 김범수, 박상원, 이태양 등 지난해 주현상과 함께 핵심적인 역할을 한 투수들이 동반 부진했다. 개막 초반 기세 좋던 한승혁도 주춤했다.

한화는 이 기간 모두 9번의 역전패를 당했다. 이 중 6번을 7회나 8회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하며 패했다. 지난 1일 대전 SSG전에서도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6-2로 앞선 7회에 무려 6점을 내주고 6-8로 졌다.

7회 마운드에 오른 장시환이 제구 난조로 흔들리며 1사 만루에 몰렸고, 추신수의 희생 플라이로 실점했다. 이어진 2사 1·2루에 장시환 대신 등판한 박상원이 최정에게 곧바로 볼넷을 내주고 다시 만루가 됐다.

한유섬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아 동점이 된 후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연속 적시타와 수비 실책이 겹쳐 2점을 더 뺏겼다. 앞서 6회 마운드에 올라 실점한 김범수 포함 리드를 지켜야 할 투수들이 전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올 시즌 14경기 2승 2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 0.57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 중인 주현상에게 이번에도 바통을 넘기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렇다고 위기 상황에 주현상을 투입하면 뒷문이 다시 걱정이다.

‘주현상이 한 명 더 있으면 좋겠다’는 우스갯소리엔 한화의 깊은 고민이 담겨 있다.

주현상이 지난 3월30일 대전 KT전에서 이닝을 마치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한화 제공



대전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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