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이 제대로 돌아간다, 삼성이 달라졌다

심진용 기자 2024. 5. 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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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좌완 선발 이승현이 지난 30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저기 약점 아닌 데가 없었던 게 지난 시즌 삼성이다. 선발진 역시 다르지 않았다. 144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발 투수만 17명을 썼다. 컨디션 조절차 1경기 일시 등판한 마무리 오승환을 제외하더라도 16명이다. 5선발 고민이 시즌 내도록 이어졌다. 마지막까지 답을 찾지 못했다.

올 시즌은 양상이 다르다. 새 외국인 투수 두 명이 아직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좌완 백정현이 부상으로 이탈했는데도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안정적으로 보인다.

1선발 원태인(24)이 시즌 초 리그 최고 성적을 기록 중이다. 1일까지 6차례 선발 등판해 벌써 4승(1패)을 거뒀다. 평균자책점 2.10으로 리그 전체 2위, 국내 투수들 가운데는 단연 1위다.

좌완 이승현(22)을 선발로 돌린 것도 ‘신의 한 수’가 되어가고 있다. 3차례 선발 등판해 딱 5이닝씩을 채웠다. 선발 합류 첫해라는 걸 생각하면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승현은 불펜에서도 장점이 많은 투수였지만, 제구 쪽에서 불안한 요소도 조금 있었다”면서 “하지만 선발로 들어가면서 초반에 불안하더라도 이후 안정을 찾을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불펜에서는 1이닝을 무조건 완벽하게 막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오히려 선발로 긴 이닝을 던지면서 본인이 밸런스를 잡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웃 카운트 하나하나가 중요한 불펜보다도 오히려 길게 보고 던질 수 있는 선발 자리가 이승현한테 잘 맞는 옷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이승현은 올 시즌 선발로 15이닝을 던지며 8볼넷을 내줬다. 지난달 24일 LG전엔 5이닝 동안 6볼넷이나 허용했다. 그러고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선발 투수로 자기 역할을 다했다. 볼넷을 많이 내준 대신 삼진도 8개나 잡아내며 자기 힘으로 위기를 넘겼다.

삼성 원태인이 지난 26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5회 무사 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직은 부진한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와 데니 레예스도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다. 기본 실력은 갖춘 선수들이다. 신예 듀오 이호성(20)과 육선엽(19)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이호성은 1일 잠실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데뷔 후 1경기 최다인 5.2이닝을 소화하며 2실점으로 시즌 첫 승, 통산 2승째를 올렸다. 불펜에서 데뷔 첫 등판에 나선 육선엽은 1안타 2볼넷을 허용했지만, 어쨌든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첫 등판이라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워낙 가진 조건이 좋다. 1m 90 장신에서 나오는 타점 높은 공이 위력적이다.

동갑내기 절친 내야수 이재현(21)과 김영웅(21)이 합심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듯, 한 살 터울 이호성과 육선엽이 서로 의지하고 경쟁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준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1일 경기 후 이호성은 1년 후배 육선엽과의 관계에 대해 “프로가 경쟁인 건 맞지만, 그보다는 제가 발전하고 성장하는 게 먼저”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엽이도 바로 위에 선배가 저 하나뿐이고, 저 역시 바로 위 선배가 없다. 자연스럽게 붙어 다닐 수밖에 없다”고 웃었다. 다소 힘겨웠던 육선엽의 프로 첫 등판에 대해 “저도 지난해 첫 등판 때 선엽이처럼 긴장 많이 했던 것 같다”면서 “그래도 막았으니 잘한 거다. 야구는 일단 결과다”라고 강조했다. 만루 위기를 병살로 막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후배에게 “두 번째 등판 때는 잘할 거다. 확실하다”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고 이호성은 전했다.

시즌 전 평가가 무색할 만큼 최근 삼성의 상승세가 무섭다. 선발진이 지금처럼 꾸준히 돌아간다면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는다.

삼성 이호성이 1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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